인터넷의 만화세상, 웹툰에 대해 알아본다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대신 모니터를 바라보고 마우스를 이리저리 옮기며 만화를 즐긴다. 짤막한 만화 한 토막에 일상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고 만화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몰입해 눈길을 떼기 힘든 것은 출판만화와 웹툰이 가진 공통점이다. 하지만 굳이 만화책을 빌리러 가지 않아도 까만선으로 그려진 주인공들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만화가 바로 웹툰이다.

인터넷에서 만나는 즐거움

웹툰은 ‘web’과 ‘cartoon’이 합쳐진 말로 ‘다음’의 미디어다음, ‘파란닷컴’의 엔타민 등 여러 포털사이트나 웹툰 전문 사이트에 연재되거나 작가들의 개인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풀의 순정만화’의 강도영 작가, ‘1001’의 양영순 작가 등 여러 웹툰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유행어나 웹툰 스타일을 통해 많은 네티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파란닷컴의 웹툰 연재를 담당하고 있는 이승제씨는 “양영순 작가의 ‘1001’의 경우 회당 약 15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해 웹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 그림을 자유롭게 옮겨 담을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게시판이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 웹툰을 접하는 네티즌도 많다. 미디어다음의 만화 담당자 김원씨는 “미디어다음 내 ‘만화속세상’은 지난 2004년까지는 전체 페이지 뷰에서 1~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5% 내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 포털사이트 내에서 웹툰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미디어다음에서 ‘강풀의 순정만화 시즌2―바보’를 연재 중인 강도영씨는 미디어다음에서 ‘강풀의 순정만화’로 웹툰을 시작했다. ‘강풀의 순정만화’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많은 인기를 얻어 영화화를 앞두고 있으며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최근 연재 중인 순정만화 ‘바보’에서는 주인공이 걸어가는 장면이나, 고드름이 떨어지는 장면 등이 위, 아래의 마우스 스크롤과 함께 펼쳐지며 이야기의 느낌을 더 깊이있게 전달했다. 이 외에도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웹툰을 정식으로 연재하지는 않지만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린블루스의 성게군이나 스노우캣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자신의 캐릭터가 캐릭터 상품화되거나 서적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웹툰만의 매력

이처럼 요즘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김원씨는 “무한 캔버스의 공간에서 독자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스크롤 바를 따라 내려가며 읽는 방식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며 “스크롤의 특징을 웹툰에 결합해 애니메이션 효과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작품을 올릴 수 있고 작품의 반응에 대해 바로 알 수 있는 매체의 특성이 작가들에게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웹툰을 틈틈히 보고 있다는 최주희양(인문계열·04)은 “웹툰은 접근하기가 쉬워 부담이 없고 리플을 통해 다른 네티즌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얘기했다. 또 “음악을 함께 들려주거나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곁들이는 등의 방식도 재미를 배가시킨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은 접근성이 용이해 웹툰을 네티즌에게 널리 알리게 했으며 만화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웹툰은 무한한 도전의 공간이 되고 있다. 파란닷컴 엔타민에는 독자의 웹툰을 올리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데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하는 네티즌의 욕구가 점점 높아지고 실제로 아마추어 작가들의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씨는 “디지털 문화의 발달로 간단한 툴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출판의 제약도 사라져 더 많은 작가들이 편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이 맞이할 갈림길

하지만 이러한 웹툰의 인기가 한 때의 ‘붐(boom)’으로 일어났다가 곧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에 만화 다이어리를 올리면서 웹툰 작가로 데뷔한 ‘포로리’, 김수지씨는 “웹툰이 아무런 경쟁력 없이 마구잡이로 출판되다가 금세 인기가 식어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고 최근에는 진부한 소재의 웹툰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씨는 “깊이있는 스토리 만화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의 감성만화가 주류를 이루게 돼 장르로서의 영향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웹툰이 한국만화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는 작가는 물론, 유통을 맡게 된 포털사이트가 함께 고민할 문제”라고 말했다. 모니터만 가득 채울 소수의 문화로 남게 될지, 네티즌의 감성을 울리고 마음을 채울 하나의 비중있는 문화로 자리잡게 될 지, 웹툰은 지금 막 갈림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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