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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업화의 선로 위에 선 신촌기차역신촌기차역 민자역사 논란에 대해 알아본다
  • 양소은 기자
  • 승인 2005.03.07 00:00
  • 호수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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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앞 신호등을 건너다 보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기차들을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선로를 거슬러 올라가면 ‘신촌기차역’에 닿는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컨테이너 박스와 울타리로 둘러쳐져 그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철판으로 된 울타리를 지나면 작은 기차역이 보인다. 신촌역은 ‘신촌’이라는 이름이 주는 화려한 선입견과는 달리 작고 소박한 외관을 갖고 있다. 벗겨지기 시작한 푸른 페인트 칠과 낡은 나무 창문을 가진 역 안에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작은 난로에서 불을 쬔다. 기차역이 막 생긴 1900년 초반에도 이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을까.

추억을 싣던 신촌기차역

서대문구 대현동 74-12번지. 신촌역은 지난 1906년 경의선 개통을 위해 지어져 1920년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경의선의 한 자락를 차지하며 도라산역, 문산역 등을 향해 달리는 기차들이 이 신촌역을 지나갔다. 1970년대에는 신촌 지역 대학생들이 엠티를 가기 위해 신촌역을 찾았고 이 작은 기차역은 그 추억마저 아련하게 묻어나는 공간이 됐다. 신촌기차역 밖의 거리와 건물들은 휘황찬란하게 빠르게 변화했는데도 신촌기차역은 완행열차처럼 천천히 시간을 곱씹고 있는 듯하다.

지난 2월 28일 신촌역과 함께 서울 시내 가장 오래된 기차역으로 남아있던 수색역이 새 부지로 옮기며 철거됐고 신촌역은 그 외관은 보존하되 민자역사가 새로 들어서게 됐다. 최근 일간지들의 전면광고를 장식하고, 부동산 관련 기사로도 크게 다뤄진 신촌민자역사 사업은 지난 1997년부터 추진됐다. 지난 2004년 8월에 착공, 오는 2006년 8월에 완공되며 복합쇼핑몰과 함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 설 예정이다. 지하 2층 지상 6층으로 지어질 이 민자역사는 대지면적 5천4백85평, 연면적은 9천27평으로 계획 중이다. 신촌민자역사의 시공과 관리를 맡은 (주)신촌역사의 신동수 상무는 “민자역사는 구 신촌역사 뒤 쪽으로 건립될 것이며 건물 아래 쪽으로 선로가 지나가는 구조로 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촌역이 옛 모습을 보존하게 된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지난 2003년 서울시가 신촌역이 건물로서 보존가치가 없다는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 후 신촌역은 철거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발로 인해 문화재청이 다시 조사를 시작했고 사적으로 지정된 서울역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역이라는 점, 근대 역사를 보여주는 건물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점을 들어 보존을 약속받았다. 시공사 측에서도 그 주장을 받아들여 신촌역은 철거의 위기를 넘겼으며 신상무는 “구 신촌역사를 어떤 형태로 보존하게 될지는 서울시와 서로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신촌 지역은 어떻게 변할까

신촌역이 민자역사로 다시 태어나게 됨과 맞물려 서대문구에서는 ‘신촌기차역―이화여대정문―이대입구역’을 잇는 구간을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지정해 정비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현동훈 서대문구청장은 민자역사 바로 앞에 광장과 공원을 조성하고 주변지역을 정비해 ‘첨단문화산업지구’로의 변모를 꾀하고자 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신촌역사 주변의 무허가 주택과 몇몇 상가 건물들은 철거될 예정이며, 보도가 확장되고 주변 건물 외관과 간판을 새롭게 하는 등의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민자역사의 건립과 광장의 조성 모두 우리대학교와 이화여대를 잇는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화여대는 학교 정문 바로 옆에 패션몰이 들어서는 문제를 비롯 상업화의 위협 속에서 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견지하고 있다. 「이대학보」는 민자역사 건립이 본격화된 지난 2000년부터 기사를 통해 주변 지역의 무분별한 상업화를 반대한다고 밝혀왔다. 이화여대 이보람양(영문·04) 역시 “대학가가 점점 상업적으로 흘러가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군(인문계열·04)은 “민자역사가 지어진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현재도 유동인구가 많고, 유흥가로 변해가는 신촌이 계속 상업화 된다면 대학가의 모습을 잃게 되고 말 것”이라는 말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조화로운 청사진을 위해

신촌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은 이처럼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수반하고 있다. 이는 신촌이 ‘최고의 상권’이기 이전에 대학으로 둘러싸여 학문을 쌓고, 낳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진정한 대학으로 남을 수 있는 건 대학을 둘러싼 울타리 안에서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과 함께 소통하고 끊임없이 대학으로의 모습을 정비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학문의 터전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대학교와 학생들 역시 이러한 신촌의 변화에 반응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신촌의 색깔을 조화롭게 아우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미 철거된 수색역과 외관을 보존하게 된 신촌역 중, 어떤 모습이 진정으로 아름답게 기억될지는 그러한 노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양소은 기자  nacl1013@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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