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우리대학교에서는 해외 70여개 국가로 약 3백여명의 교환학생을 내보낸다. 교환학생으로서 해외에 체류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것이 얼마나 귀중한 기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갈수록 증가하는 교환학생 지원자 수에도 불구하고, 매년 일부 비영어권의 수준 높은 학교가 미달이 돼 아까운 기회가 그 다음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달 사태의 원인은 학부와 대학원에 걸쳐서 교환학생 기회가 한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영어와 제2외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 영어권 대학으로 갈 것이냐 제2외국어권 대학으로 갈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영어권 대학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제교류부에서는 비영어권 대학 지원자들을 따로 모아 경쟁시키는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달 사태가 벌어진다.
영어권 대학과 비영어권 대학으로 이원화된 상태에서, 학부와 대학원에 걸쳐 학생들에게 두 군데를 각각 한번씩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영어와 제2외국어가 둘 다 가능한 학생들의 경우 영어권으로 한 번 유학을 갔다 온 다음, 비영어권으로 갈 수 있게 된다. 또한 비영어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파견학생들의 질 또한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양쪽에서의 체류 경험을 비교하며 부가적인 혜택도 얻을 수 있다.
물론,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점에서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학부생이 최소 2년 이상 우리대학교에서 공부해야만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손조광(불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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