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우수한 인재를 구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고 또 어려운 일이다. 선인들은 인재를 구함에 있어 ‘신언서판’이란 기준을 사용했다. 즉 풍채가 준수하고 말을 잘하고 글씨를 잘 쓰며 판단력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기준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신언서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현대적 해석이 필요할 뿐이다.

우선 신체에 관해 생각해본다. 키가 크고 체중이 많고 힘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인가? 우리는 키도 작고 왜소하면서도 대국을 이끈 지도자도 알고 있으며, 학자며 예술가 등 많은 이와 같은 예를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건강하며 빛나는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모 때문에 실망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다 벗어 버리고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정신수양을 하여 튼튼한 몸과 빛나는 눈으로 평가받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언어에 관해 생각해본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국제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따라서 국어에 더해 국제어가 돼버린 영어를 자유로 구사함은 기본이 돼야 한다. 사실 영어는 이제 외국어가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두 가지 언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적어도 일본어와 중국어 두 가지의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훌륭한 인재로서의 기본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노벨상으로 유명한 노벨은 17세에 이미 5개 국어, 영어, 독어, 불어, 노어, 스웨덴어에 능통했다고 한다.

글에 관해 생각해본다. 글을 쓰는 데 혼이 들어있고 살아있는 글을 써야 된다는 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다름이 없다. 학생들은 리포트를 많이 쓴다. 자료를 모으고, 읽고, 이해해서 나만의 글을 쓴 리포트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아무리 길게 썼어도 여기저기서 모은 자료들을 짜깁기해 놓은 글은 가장 나쁜 평가를 받게 된다. 옛날에는 글씨를 잘 쓰는 것 또한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됐다. 그러나 현대인에게는 그보다는 컴퓨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줄 아는가가 그에 상응하는 기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위해 전 세계의 구석마을까지 연결해 주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서 가공하고 창작하는 능력은 젊은이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

판단력에 관해 생각한다. 판단이란 항상 어떤 기준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인생관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어떻게 세상을 살 것인가에 대하여 뚜렷한 인생관을 가지고 거기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은 바른 판단을 하게 된다. 행복한 삶, 정의로운 삶, 봉사하는 삶을 기본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참으로 좋고 바른 삶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뚜렷한 인생관에 따라서 옳은 판단을 할 줄 아는 이들은 높은 평가를 받고 귀하게 쓰이게 된다.

젊은이들이여, 당신들은 모름지기 ‘신언서판’에 따라서 훌륭한 인재로 평가받게 된다는 것을 미리 깨우치고 준비할 지어다!

/ 생화학과 김유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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