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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기획>유쾌한 토론문화를 찾아서

토론이란 국어사전에 ‘어떤 문제나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여러 사람이 각각 자기 의견을 말해 좋은 결론을 얻으려고 하는 논의’라고 정의돼 있다. 그리고 대학의 토론문화란 대학생들의 토론하는 습관이 얼마나 생활화됐는가를 의미한다.

요즘 대학 내의 토론문화는 토론식 수업 진행이나 조별 모임 등 수업 시간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토론문화와 학생 개인이 직접 동아리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형성되는 토론문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러 학회들은 회원들의 성실성 부족과 회원 모집의 어려움 등으로 적지 않게 침체돼 있는 실정이다. 조별 모임 또한 몇몇 사람들에게 책임이 집중되는 경향이 크고,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으로 적당히 역할을 분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도 큰 것 같다. 또한 토론식 수업인 경우에도 자기 의견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은 몇 사람에 국한돼 있고 강사가 지적하지 않으면 질문이나 자기 의견 개진을 잘하지 않는 풍경도 많이 보인다.

최근 학생들 개개인의 토론을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은 과거 어느 세대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하지만 정작 토론에서는 그들의 그러한 능력이 잘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토론을 통해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보다 깊이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단순히 각자의 의견 표현이나 지식 자랑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은 토론 문화 의식의 실종 상태에 있다. 초중등 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학급회의나 동아리 토론문화를 경험하지만 내신성적, 입시에 매여 있는 학생들에게 그러한 시간들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이렇듯 뿌리가 허약한 상황 속에서 대학의 토론 문화가 열매 맺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토론이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식 없이 토론 문화를 만들어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대학 토론문화에 있어서 토론 문화에 대한 의식을 심어줄 선생, 선배들과 학생, 후배들 간의 연결이 부실해 토론 문화 의식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요즘의 학풍도 토론 문화 확대에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해서 토론이 어떤 철학과 사명감을 가지고 어렵게 임하는 행동은 절대 아니다. 토론은 하나의 놀이다. 각각의 사람들이 하나의 퍼즐 조각이 되어 서로 논쟁하는 가운데 완성된 퍼즐을 만들어 내는 지적 놀이다. 토론은 타인과 자신과의 절묘한 교감 속에서 묻어나는 즐거움을 향유하는 유쾌한 놀이다. 대학생들이 토론을 하나의 즐거운 놀이로 인식할 때 토론 문화 형성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교의 경우 ‘독서와 토론’ 수업을 포함해서 많은 수업들이 토론식을 지향하고 있고, 대부분의 수업이 조별 활동을 포함한다. 지난 2003년에는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가 본교에서 열려 토론에 대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학교 측의 토론에 대한 방침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했던 과거 토론문화가 쇠퇴하고 있는 이때에 토론 문화의 정착의 방안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앞으로의 토론문화 정착 논의에 있어서 그 기준을 오프라인 토론문화에만 둘 수는 없다. 앞으로 대학에 들어올 세대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N세대들이기 때문이다. 비록 여러가지 비판이 존재하나 온라인 토론문화의 정착 또한 이 시점에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토론의 기본 태도와 이 점에 있어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토론문화의 정착에 있어서 핵심은 역시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참여다. 토론에 대한 인식과 참여를 통한 토론문화의 정착으로 대학이 진정한 진리 탐구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토론동아리 '책과 사람' 회장 서정일(심리·2)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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