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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인의 코드를 읽다
  • 이혜윤 기자
  • 승인 2004.09.20 00:00
  • 호수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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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끊임없이 터지는 학내의 크고 작은 이슈들. 이 시간, 백양로를 활주하는 2만 연세인들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신문사는 현재 연세 사회 내 화두로 여겨지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한 연세인들의 생각을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여우대제

물질적·정신적 기여를 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나 그의 자녀에게 입시전형 과정에서 일정정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여우대제는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되는 사안이다. 제도 실시 여부에 대해 11.6%가 ‘적극 찬성’을, 55%가 어느정도 찬성을 답했다. 단과대별로 찬성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이공대(77.6%)와 상경·경영대(75.0%)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문과대(66.1%)와 사회·법대(59.1%)가 비교적 낮았다. 하지만 모든 단과대에서 과반수 이상이 기여우대제에 찬성해 이와 관련된 사회여론의 찬반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연세 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학년별로 찬성 비율을 비교해 보면, 1학년은 59.6%, 2학년은 70.2%, 3학년은 64%, 4학년은 75.7%로 나타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기여우대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기여우대제를 찬성하는 학생 가운데 47.2%가 그 이유를 ‘재정 확충의 용이함’으로 꼽아, 제도 실시를 통한 재정 확충으로 등록금 부담의 완화와 교육환경 개선을 기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발전의 가속화’를 기대한다는 답변은 31.8%로 그 뒤를 이었고, ‘기부 문화의 조성’도 14.8%를 차지했다. 반면 기여우대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물질 중심주의 반대’가 4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학생들 간 위화감 조성’(23.4%), ‘선정기준의 불명확성’(21.1%)이 뒤따랐다. 또한 ‘형평성에 어긋남’이나 ‘학벌주의 사회에서 학벌세습 우려’를 이유로 기여우대제를 반대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기여우대제 도입 시기에 대해 57%가 ‘향후 5년 이내’를 택했다. 하지만 설문지 상에 ‘내가 기여우대제로 입학했다’는 답변이 실리는 등, 학생들 간에는 기여우대제가 아직 공식적으로 도입되진 않았지만 ‘이미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광역학부제

인문·공학 계열 등과 같이 성격이 비슷한 학과를 한 단위로 묶어 신입생을 선발하는 광역학부제. 지난 2000년 도입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연세인들은 광역학부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설문 결과, 70%가 넘는 학생들이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현행 광역학부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답변은 겨우 16.4%에 그친 데 반해, ‘학부제 세분화 필요’가 48.8%, ‘학과 체제로의 전환’은 28.8%를 차지했다. 특히 문과대의 경우 87.8%가 점차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학년이 높아질수록 광역학부제의 유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광역학부제의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답변이 고르게 나타났는데, ‘학과 내 교류 단절 및 학생회 붕괴’가 35.5%로 가장 높아, 제도 도입시 우려되던 학과 붕괴현상을 학생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학점과열현상’과 ‘인기학과 편중현상’은 22.2%로 같은 비율을 보였다. 1·2학년의 경우 이 둘을 단점으로 선택한 비율이 3학년(32.5%)과 4학년(34.5%)보다 훨씬 높은 47.4%, 49.5%로, 원하는 학과에 가기 위해 벌어지는 극심한 경쟁 현상을 반영했다. 그 밖에 ‘늦은 전공습득’, ‘원하지 않는 과목의 강제수강’ 등도 광역학부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반면, 광역학부제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62.3%가 ‘전공탐색 시간 제공’을 답해 제도 도입의 취지는 인식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타과생과의 만남 확대’(14.4%)나 ‘다양한 교양 획득’(13.4%)도 광역학부제의 장점으로 꼽혔다.

▲등록금

매년 꾸준하게 인상되는 ‘등록금’ 또한 빠지지 않는 학내 이슈다. 현재 등록금액에 대해 53.2%가 ‘매우 비싸다’, 36.5%가 ‘조금 비싸다’고 답변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등록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이 나타났다. 특히 음악대 및 의·칟간호대 등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높은 단과대 학생들은 94.8%가 ‘비싸다’고 답했으며 ‘싸다’고 답한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반면 상경·경영대 학생들은 타단과대에 비해 다소 적은 78.4%만이 ‘비싸다’고 답했으며 ‘싸다’는 답변도 6.7%로 비교적 높았다.
등록금 인상률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더 민감했다. 최근 4년 동안 평균 7%의 등록금 인상률에 대해 학생들은 65.6%가 ‘매우 높다’고 답하는 등 전체의 95.1%가 인상률이 높다고 반응했다.
높은 등록금 인상률에 대해 학생회는 몇년간 본관 점거 등을 통해 학교측과 등록금을 조율하고 그 차액을 학생들에게 반환하도록 했다. 일련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투쟁 방식과 결과 모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의견이 34.3%로 가장 높았고, ‘투쟁방식은 적절치 못했으나 등록금 환불결과는 긍정적이다’(22.5%), ‘투쟁방식은 좋았으나 등록금 환불결과는 부정적이다’(21.5%)는 의견이 그 뒤를 이었다. 둘 다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답변은 17.3%에 그쳤다. 종합적으로 전체의 56.8%가 투쟁방식을 부정적으로 평가해, 절차상의 개선이 필요함이 드러났다.
차후 등록금 인상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55.5%가 ‘인상 이유를 밝히고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정’을 답하는 등 등록금 결정에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밖에 ‘학교 측과 학생대표 측의 사전 조율’은 19.9%, ‘물가상승률과 연동’은 12.0%였다. ‘등록금을 동결’도 10%를 차지했는데, 1학년 14.1%, 2학년 11.0%, 3학년 4.8%, 4학년 4.1% 등 학년이 낮을수록 등록금 동결을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학생회

최근 학생회에 대한 무관심을 반영하듯, 학생회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 46.4%가 ‘잘 모른다’고 답했으며 19.8%는 ‘관심없다’고 답변했다. 현재 총학생회의 존재 의의 및 목적에 대해 45.2%의 학생들이 ‘학내복지 증진 및 시설개선’을 꼽았고, ‘학내 문제에 대한 여론 형성’이 23.0%, ‘다양한 행사와 사업의 주도’가 17.4%를 차지했다. 반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유도’를 택한 학생은 전체의 9.7%에 그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생회의 존재 의미를 학외활동 보다는 학내활동에서 찾고 있음이 드러났다. 현재 학생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대외운동·학생운동에 열중’이 4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학생회의 활동이 학내 활동에 치중하길 바라는 학생들의 바람과 대치되는 부분으로, 학생들과 학생회 간 괴리감의 한 원인으로 평가됐다. ‘학생의견 수렴 미흡’(28.8%)과 ‘짜여진 연례행사와 관성화된 체제’(23.5%)도 학생회에 대한 문제점들로 지적됐다.

1백20년의 연세역사를 비춰보면, 매 순간 그 시기와 상황을 반영하는 논란거리와 고민들이 함께 있었으며 이것이 연세사회 변화의 원동력이었다. 이런 점에서 2004년 9월 현재, 연세사회 내 존재하는 뜨거운 감자들을 결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에 대한 2만 연세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진정한 연세코드를 읽을 수 있다면, 연세의 또 다른 변화와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혜윤 기자  gkdns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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