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정부 정책에 맞춘 전략 필요해

지난 2023,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초··1200개교 26274명을 대상으로 한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5.4% 중학생 9.1% 고등학생 6.3%가 교사를 희망 진로로 꼽았다. 교사는 지금까지도 희망 직업중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학생이 꿈꾸는 직업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교사의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교직과정은 위기를 직면했다.

 

 

선생님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 줄인다고?

 

·고등학교에 교사로 임용되려면, ‘중등학교 정교사(2) 교원 자격증’(아래 정교사 2급 자격증)을 갖춰야 한다. 정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은 사범대학을 졸업하는 방법과 대학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하는 방법이 있다.

교직과정은 비사범계 대학에 설치하는 중등교사 양성 과정으로, 원활한 교사 공급을 위해 1945년부터 시행됐다. 해당 과정을 마친 학생은 사범대학 졸업자와 마찬가지로 임용시험을 응시할 기회를 얻는다.

우리대학교는 2024학년도 기준 경제학전공 영어영문학전공 물리및공학물리학전공 화학및의화학전공 생명과학기술학부에 교직과정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교 교직과정은 지난 2010년부터 운영 규모가 축소되면서, 교사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줄어든 중등교사 수요에 대응하고자, 전국 대학의 교직과정을 축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아래 역량진단)을 시행해 C등급 이하를 받은 학교는 교직과정 정원을 감축하도록 했다. 이에 2009학년도 당시 71명 규모였던 우리대학교 교직과정은 2010, 2016, 2020학년도 역량진단에서 모두 C등급을 받아 정원이 18명으로 축소됐다.

 

최선을 다했지만
축소는 불가피해

 

앞으로도 교육부의 교직과정 정원 감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교직과정 주임교수인 고요한 교수(RC융합대학·교육철학)는 우리대학교의 역량진단 실적 부진은 교직과정 운영 역량보다도 불합리한 역량진단 기준 교육부의 비사범계 대학의 교직과정 폐지 정책 학사제도 개편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대학교는 역량진단 지표 중 교원임용률 및 관련 분야 취업률항목에서 극히 낮은 점수를 부여 받았다. 고 교수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이 임용돼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라며 애초에 양성 인원 자체가 적은 학교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정책 기조가 비사범계 대학의 교직과정 폐지로 나아가고 있는 것도 정원 감축의 이유로 꼽힌다. 교육부는 지난 2021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 발표에서 우리사회의 인구구조가 지속해서 변하고 있다일정 규모의 교원 양성이 필요한 공통과목은 사범대와 사범계 학과를 통해서 안정적으로 양성하고, 교직과정을 축소해 교원 규모를 적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도 예전만큼 교직과정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2023학년도를 기준으로 우리대학교의 교직과정 정원은 18명임에도 모집된 학생은 14명이다. 학사제도 개편으로 인해 늘어난 전공 이수 학점이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20학년도 사회과학부 입학생의 단일 전공 기준 전공 이수 학점은 54학점이다. 교양 46학점을 이수한다고 해도 졸업 총 이수학점인 126학점까지 26학점이 남는다. 교직과정 22학점을 이수하더라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2개 전공이 의무화된 21학번부터는 제 1·2전공 이수 학점이 72학점으로, 교양 49학점을 더하면 121학점이다. 졸업학점인 129학점까지 8학점밖에 남지 않기에 교직과정 이수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고 교수는 대학 기구가 개편되고 전공 이수 방식이 변화하면서 교직과정 지원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축소된 교직과정
학생들 어려움도 존재해

 

교직과정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자, 교직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부족한 교수자 선택 폭 시간표 구성의 어려움 교직 이수자들 간 네트워크 약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직과정 이수자 유해인(정경경제·20)씨는 교직과정을 이수하려면 교직필수 과목을 전부 이수해야 하는데 개설되는 과목이 많지 않아 선택지가 적었다면서 성향에 맞지 않는 수업은 피하고 싶었지만, 대안이 없어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족한 교직필수 교과목 개설과 함께 시간표 구성에도 차질을 빚는다. 경제학전공 교직과정 졸업자 A 동문은 전공 수업과 교직 수업이 겹쳐 시간표를 짜는 게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에 고 교수는 교직과정의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작은 규모의 교직과정이라 운영이 완벽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교직과정 이수 학생들 간의 네트워크 약화 문제는 학생들의 임용시험 준비에도 방해가 된다. 유씨는 소수의 교직과정 이수자 속 이탈자가 생기면 네트워크가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학내에서 교직과정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학습 모임을 조직해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오는 2025학년도 역량진단에서 B등급 이상을 받게 되면 더 이상의 정원 감축 없이 교직과정 정원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대학교는 디자인예술학전공과 소프트웨어학전공의 교직과정 신설을 신청할 예정이다. 해당 전공의 경우, 교육부의 감축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지 않고 교직과정 신설을 장려하는 전공으로, 다가오는 교육환경 변화에 알맞은 교직과정을 신설해 앞으로의 역량진단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이 이상의 정원 감축을 막기 위해 오는 역량진단에서 B등급 이상을 받도록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글 이준상 기자
bodo_jammin@yonsei.ac.kr

그림 노태린 작가(노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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