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부 이준상 기자(글창융경제·23)
보도부 이준상 기자(글창융경제·23)

 

미래캠에 입학한 학생들이 하는 고민이 있다. “우리대학교는 연세대학교인가, 아니면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인가?” 별것도 아닌 질문인 것 같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이 주제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 논쟁이 시간 낭비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는 미래캠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주위를 돌아보다가 발견할 수 있는 홍보 현수막만 보아도 그렇다. 연세대학교 로고가 붙은 것도 있고,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로고가 붙은 것도 있다. 그뿐인가. 미래캠퍼스로의 교명 변경 후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교내 곳곳에서는 ‘원주캠퍼스’ 라고 적혀있는 상징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 미래캠은 학교 스스로도 연세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를 혼동한다. 더 나아가 과거의 원주캠퍼스의 브랜드 정체성까지, 3가지의 정체성을 두고 혼동하고 있다. 학교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가장 중요한 정체성은 바뀌지 않은 것이다.
로고를 혼용해 사용하는 것을 보며 미래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쩌면 미래캠은 ‘연세대학교’라는 대한민국 최고 명문 사학의 이름에 숨고 싶은 것은 아닐까. 법적으로 ‘분교’를 설립했지만, 미래캠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사학인 ‘본교’의 입지를 활용하려는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다. 수험생 시절 미래캠의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쓰여있는 홍보 문구는 ‘서울에서 한 시간’, ‘신촌캠퍼스 소속변경 가능’, ‘캠퍼스 간 이중전공 가능’. 연구를 통한 학문 신장을 주목표로 하는 대학의 홍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미래캠의 학문적 장점 보다는 신촌캠과의 교류 이야기로 도배돼 있었다. 
미래캠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대학 홍보만으로는 뛰어난 학생을 유치할 수 없다. 더군다나 정말 뛰어난 학생들이 유치돼도 캠퍼스 간 소속변경으로 대학을 떠날 것이다. 결국, 대학의 경쟁력을 기르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말이다. 미래캠은 미래캠의 ‘진짜 강점’과 ‘연구 성과’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제도가 미래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는 맞지만, 그 본래의 빛은 잃었다고 생각한다. 캠퍼스 간 소속변경의 목적은 본디 미래캠에 설립돼 있지 않은 다양한 전공으로의 전과를 가능케 하기 위함이었다. 다양한 전공을 탐색하고 그 분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만든 제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과는 상관없이 오직 캠퍼스 간 소속변경을 위해 미래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있다. 심지어는 이를 위한 합격 자료를 현금으로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캠퍼스 간 소속변경이 단순히 학벌주의 추구의 목적으로만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대학에서 바라던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제도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제도가 도입된 후에 이에 대한 홍보로 미래캠에 우수인재를 유치하고, 그 우수인재는 캠퍼스 간 소속변경 제도를 통해 신촌캠으로 다시 유출되는 악순환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캠의 연구 성과와 입지는 예전보다 개선됐다. 굳이 캠퍼스 간 소속변경을 비롯한 신촌캠과의 연계 활동만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미래캠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인텔’과의 협업, 원주시 공공기업 취업에서 보여준 성과는 신촌캠과 관계없는 미래캠만의 성과다.
나는 연세춘추의 기자다. 미래캠이 신촌캠의 그늘에 숨지 않고 세상 앞에 당당하게 나서는 그날까지 우리신문사의 학생기자로서 면밀히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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