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학생군사교육단, 변화를 위한 학내외 노력 계속돼

지난 221일 오전 1030, 정의관 1층 대강당에서 우리대학교 1071 학생군사교육단’(아래 우리대학교 학군단)‘2024년 학군장교 62기 임관식’(아래 임관식)이 진행됐다. 임관식에서는 62기 학군사관후보생(아래 후보생) 24명이 임관하며 우리대학교 학군단을 떠났다. 같은 날 진행된 승급 및 입단식에서는 63기 후보생 23명이 승급했다. 이에 반해 새로 입단한 64기 후보생 수는 그 절반도 안 되는 11명이었다.

 

▶▶ 학군장교 62기 임관식이 진행 중인 모습이다. 제복을 입은 후보생은 62기, 군복을 입은 후보생은 64기다.
▶▶ 학군장교 62기 임관식이 진행 중인 모습이다. 제복을 입은 후보생은 62기, 군복을 입은 후보생은 64기다.

 

학교에서 제복을 입다
학생군사교육단

 

학생군사교육단(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 아래 학군단)은 대학 재학생 중 우수자를 선발해 2년간의 군사교육을 실시한 후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명하는 제도다. 학군단은 자주 국방력 확보 단기간 내 상비전력 증강 문무 겸비 우수 장교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1961년에 처음 설치됐으며, 현재는 초급 장교 인원의 60% 이상을 학군단에서 배출하고 있다.

학군단은 후보생 획득 후보생 군사교육 군 장학생 및 학사 예비 장교 후보생 관리 부대 관리 등의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학군단은 후보생 획득을 위해 매년 1·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후보생을 모집하고 있다. 선발된 후보생들은 2년 동안 세 차례 입영 훈련을 받는다. 입영 훈련을 모두 수료한 후보생들은 임관종합평가를 거쳐 소위로 임명된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지난 1981년 연세대 분교로 학군단 인가를 받아 설치된 후 21기 후보생부터 이번 62기 후보생까지 꾸준히 초급 장교를 양성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후보생 모집 후보생 입영 훈련 성적 학군단 행정 처리능력 임관종합평가 성적 및 임관율 등 학군단 운영 전반에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도와 2022년도에 두 차례 우수학군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19056미래캠 학군단, 연세인의 명예를 드높이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장 박수복 중령은 우리대학교 학군단 후보생들은 입영 훈련 때마다 분대 전투, 독도법, 사격 등 배점이 높은 항목에서 전국 상위 5%를 석권했다매 훈련에서 전국 108개 학군단 중 상위 10% 이내의 성적을 달성하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캠부총장 및 우리대학교 관계자들, ‘연세 ROTC 동문회가 우리 학군단에 관심을 두고 지원해 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줄어가는 학생군사교육단,
미진한 장교의 처우 개선

 

우리대학교 학군단이 우수 학군단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후보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59기 후보생 3860기 후보생 3961기 후보생 3562기 후보생 33명으로 매년 30명 초·중반의 후보생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왔다. 그러나 63기 후보생 2364기 후보생 11명으로 모집인원이 급격히 하락한 모습이다. 특히 64기 후보생 수가 63기 후보생 수의 절반 이상 줄어들며, 강원도 내 학군단 중에서는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중도 탈락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의 중도 탈락자 추이는 58기 후보생 359기 후보생 360기 후보생 861기 후보생 062기 후보생 9명으로 60, 62기 후보생 때는 급격히 증가했다.

박 중령은 모집률 하락과 중도 탈락률 증가의 원인으로 병 복무기간 단축과 병 급여 인상을 꼽았다. 국방부는 지난 20187, 병 복무기간을 육군 기준 21개월에서 18개월로 90일 단축하기로 발표했다. 후보생이 소위로 임관했을 때 단기 기준 28개월을 의무로 복무해야 하는 것에 비해 10개월 더 짧아진 것이다. 이는 단기복무로 병역을 대체하려던 학생들의 지원 포기와 후보생의 이탈을 불러왔다. 박 중령은 입학 동기보다 사회진출이 뒤처진다는 생각이 짙어져 예전과 달리 단기복무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급 간부들과 병장 간 월급 차이가 줄어드는 것과 장교의 처우개선이 미진한 것도 그 이유다. 국방부는 병장을 기준으로 월급을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 병장 월급은 지난 2018405700원에서 2024125만 원까지 인상됐으며, 오는 2025년에는 150만 원까지 오를 예정이다. 2018년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도입된 장병내일준비지원적금*의 수익 상한도 점진적으로 늘려 2024년에 40만 원으로, 2025년에 55만 원 수준으로 오른다.

반면, 위관급 장교의 급여 인상은 중위 1호봉 기준 20181777500원에서 20242041400원으로 약 27만 원밖에 인상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병장이 85만 원가량 오른 것에 비해 3배나 낮다. 뿐만 아니라, 2024년도 정부 국방 분야 예산안을 살폈을 때 초급간부의 휴일·야간근무수당과 성과상여금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당직 근무비 2023년도에 비해 인상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학군단 입단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꿈을 포기하고 있다. 우리대학교 학군단 출신 A씨는 초급 장교의 처우가 열악함에도 마땅한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직업 군인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예전 수준의 모집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또 한 번 영광을 위해
개선에 나선 학군단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모집률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학교와 협력해 학교 홈페이지에 배너를 게재하는 등 학생들이 학군단에 대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학군단 자체적으로도 후보생들의 단복 착용, 설명회 개최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 중령은 발로 뛰는 노력으로 홍보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학군단의 인식 진작을 위한 노력도 있었다. 박 중령은 후보생들에게 올바른 품행을 강조하고 있다상관인 나부터 솔선수범해 후보생들이 올바른 행실을 가꿀 수 있도록 모범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과 실제 학군단은 아주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학군단을 통해 강한 체력부터 끈끈한 동기, 연세 ROTC 동문회의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다며 학군단의 장점을 말했다. 우리대학교 학군단 출신 B씨 역시 끈기와 참을성, 알찬 대학 생활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우리대학교는 관물대 교체, 체력단련장 개선 등 기자재 지원을 통해 우리대학교 학군단 돕고 있다. 박 중령은 지금은 학군단 시설이 많이 개선됐다학교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처우를 개선하고 있기에 학군단 생활이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방부는 후보생들을 위해 단기복무 장려금 자기계발비 군 가산복무 지원금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후보생은 2024학년도 기준 1200만 원을 단기복무 장려금으로 지급받으며, 자기계발비 명목으로 4학년 기준 연간 약 400만 원을 제공받는다. 또한, 장기복무를 희망하는 후보생에 한해 선발 과정을 거쳐 최대 8학기분의 등록금을 받을 수 있다. B씨는 후보생 시절 국가 지원금 덕분에 여건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적지 않은 지원 덕분에 사회진출에 사용할 자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후보생들의 다양한 경험을 진작하기 위해 리더십 및 자기 성장 ROTC 설치대학 해외 연수 국내·외 전사적지 견학 공수 훈련 및 사격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B씨는 다양한 훈련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리더십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국외 전사적지 탐방과 한 달에 한 번 있는 숙식 훈련을 통해 후보생들 간의 단합심과 전우애도 기를 수 있었다고 경험에 대해 전했다.

 

우리대학교 학군단은 지난 34일부터 오는 426일까지 65기와 66기 후보생을 모집한다. 박 중령은 인내심과 끈기, 의지가 필요한 학생이라면 고민 없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는 학군단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값진 허비가 각오 된 사람이라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후보생 후배들을 격려했다.

 

글 이사랑 기자
bodo_LoveLee@yonsei.ac.kr

사진 육찬우 기자
bodo_troll@yonsei.ac.kr

 

 

* 장병내일준비지원적금: 병역의무 이행 기간에 급여를 적립함으로써 합리적인 저축 습관 형성을 돕고, 전역 후 목돈마련을 지원하여 사회로 진출하는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딜 수 있도록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적금제도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