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당선소감] 

홍하늘(철학·18)

 

저는 항상 읽히려고 글을 쓰는데, 공모전에 내면 최소한 심사위원분들은 읽어 주시잖아요. 그냥 그렇게라도 독자와 만날 수 있는 게 신나서 여러 번 투고하다 보니 이런 큰 상도 받게 되네요. 인정받는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브이, 완전 크고 귀여운 브이.

이 수상소감은 물론이고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께 정말 깊은 감사를 드려요. 기쁜 마음이 너무 커서 그것 말고는 별생각이 안 나네요.

여담이지만 이번 겨울에 저는 삶의 한 챕터를 마무리해서 예쁜 매듭을 짓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아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궁리하는 중입니다.

글 쓰는 얘기 나눌 수 있는 분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오화섭 문학상(희곡 분야) 당선소감] 

김흥준(정외·18)

 

안녕하세요. 오화섭 희곡상을 수상한 김흥준입니다.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부족한 글 속에서 가능성을 찾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학교 입학 후 6년 동안 사회과학대 극회 토굴에서 연극을 했습니다. 자꾸 연극을 하다 보니, 연극으로 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언어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연극이 된 제 이야기를 무대와 극장에서 말하고 듣는 건 무섭고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말해지고 나면 꼭 한 시절이 매듭지어지는 것 같아, 이야기가 쌓이면 그걸 묶어내고자 계속 쓰고 있습니다.

(연극 제작을 위한) 세미나는 지난 2022년 하반기에 작성한 희곡입니다. 우리는 그즈음 믿기 어려운 참사를 다시 마주해야 했습니다. 국가가 슬픔을 책임지려 하지 않고, 하루빨리 지우려고 할 때, 연극은 무엇은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극을 썼습니다. 부족한 고민이지만, 잊지 않고 기억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솔직하게 쓰고 싶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둘러 말하지 않고, 꼬아서 말하지도 않겠습니다.

제게 연극을 알려준 극회 토굴과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제 불안한 사랑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당선소감]

이민수(시스템생물·18)

 

수상 소식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먼저 전했습니다. 분에 겨운 축하를 받았습니다. 공모 기간이 하루 남았다는 사실을 문학회학우에게서 듣고 급히 습작 중 하나의 문장을 고쳐 별다른 기대 없이 지원했는데, 덜컥 수상해 버려 놀랐습니다. 아직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했기에 제게 과분한 상인 것만 같아 민망하기도 합니다.

올해 들어 글이 늘었다는 칭찬을 종종 받았습니다. ‘잘 읽힌다라는 말을 듣는 걸 보니 매끄럽게 쓴다는 게 어떤 것인지 비로소 이해한 듯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백지의 화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문학회의 한 학우는 제 글이 보폭이 큰 발걸음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써 내려가는 힘이 있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다만 아직 저는 습작기에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왜 쓰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턱없이 모자랍니다. ‘인생이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셨던 윤동주 선배님의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비로소 알 것 같습니다. 거침없이 쓰인 문장이 거치지 못한 곳에도 사람이 살 테니까요.

사람들에 대해 씁니다. 스스로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로 점차 확장되어 갔습니다. 나아가서는 익명의 독자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글이 거치지 못한 곳에 사는 사람을 위해서요. 개인적으로 이번 수상작 빗방울에서는 그러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부족한 글에 과분한 상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남은 습작기를 고민으로 채우겠습니다. 그 끝에 보다 성숙한 화자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응원해 준 가족과 여자 친구, 매번 제 글을 읽어주는 문학회의 학우들, 다양한 시선을 보내준 많은 친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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