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및 식단 관리와 같은 건강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우리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운동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단순히 더 신나게 운동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음악의 유무 및 종류가 운동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까? 

 

음악과 운동의 관계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악을 들으며 운동하면 인간의 우울한 감정이 완화되고 즐거운 감정이 생길 뿐만 아니라, 신체 내에서도 여러 생리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밝혀졌다[1]. 

1911년~2017년 사이에 진행된 139개의 연구를 분석한 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총 3천599명의 사례를 통해 음악이 운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전을 총 3가지로 분류했다. 먼저, 음악은 맥박, 혈압, 체온, 전기 전도도, 근육 긴장도를 증가시키는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야기한다. 또한 음악은 일부 신경 회로의 억제를 통해 피로감이나 숨이 차는 등의 불쾌한 감정을 잊게 한다. 음악은 에너지 소모량을 감소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음악의 리듬과 신체 움직임을 일치시키는 청각-운동 동기화(auditory-motor synchronization) 효과로 인해 신경과 근육의 역학적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1].

해당 연구는 운동 중에 음악을 듣는 행위가 운동자각도(Ratings of Perceived Exertion, RPE) 및 피로도 감소, 운동 수행 능력 향상, 운동에 대한 만족도 상승, 최대 산소 섭취량 증가 등 신체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 냄을 발견했다. 그중 가장 큰 효과는 ‘운동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라 보고했다.

다른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 연구에서는 플랭크, 월싯 등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으면서 근력을 사용하는 운동인 등척성 운동과 음악과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등척성 운동에서는 운동자각도 감소를 비롯해 탈진까지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거나 긍정적인 정서적 경험이 형성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자세의 변화 없이 장시간 무게를 견뎌야 하는 방식으로 수행되는 등척성 운동의 특성으로 인해 너무 높은 운동자각도가 나타났고, 강한 피로로 인해 음악의 효과가 상쇄되었기 때문이라고 논문에서는 설명한다[2]. 즉, 아주 힘든 운동을 수행할 경우에는 음악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덧붙여, 평소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음악이 근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음악을 들으며 벤치프레스를 수행할 경우 중량을 더 늘리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다[3].

 

운동할 때 어떤 음악을 선택해
듣는 것이 좋을까?

 

앞서 언급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운동 시 120bpm이상인 빠른 템포의 음악은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며 운동의 강도를 자연스레 높인다. 반면 120bpm 이하의 중간 혹은 느린 템포의 음악은 고강도 운동 시 진정 효과를 보이며 운동 후 회복 과정에서 도움을 준다[1][3].

또한, 퍼포먼스 측면에서도 운동의 종류와 음악의 템포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축구와 같이 경쟁이 존재하는 스포츠(sports)보다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표준화된 동작의 운동(exercise)을 진행하며 음악을 들을 때, 그리고 차분한 음악보다 빠른 템포의 음악을 들을 때 퍼포먼스 증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1].

또 다른 연구에서는 스스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되며,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러닝 머신, 자전거, 수영 등 리듬이 있어야 하는 반복적인 운동을 수행할 때 청각-운동 동기화가 이루어진다면 움직임을 조정하는 데 에너지가 덜 들어가게 된다. 같은 운동량을 소모하더라도 그 효율성이 높아져 우리 몸이 에너지를 더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1][3].

해당 연구에서 제시한 ‘Peak-end rule’에 따르면, 신체적 피로가 몰려올 가능성이 높은 운동 막바지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 이 경험이 정서적 기억을 자극해 다시금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에 따라 같은 연구에서는 운동 습관을 들이기 위해 운동이 끝나갈 무렵에 음악을 듣는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종합하자면, 운동하는 동안에는 120bpm 이상의 활기찬 음악을 듣는 것이 좋으며,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수행 중인 운동과 일치하는 리듬을 가진 음악을 듣는다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1].

위와 같은 다양한 근거들을 바탕으로, 운동하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더불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운동의 종류에 맞게 선택해 감상한다면,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운동에 참여해 보는 것이 어떨까?

 

SEVERANCE ARMS
심수현(생공·21)
장규원(의학·20)
장윤경(스응산·21)


[1] Terry PC, Karageorghis CI, Curran ML, Martin OV, Parsons-Smith RL. Effects of music in exercise and sport: A meta-analytic review. Psychol Bull. 2020 Feb;146(2):91-117. doi: 10.1037/bul0000216. Epub 2019 Dec 5. PMID: 31804098.
[2] Feiss R, Kostrna J, Scruggs JW, Pangelinan M, Tenenbaum G. Effects of music tempo on perceived exertion, attention, affect, heart rate, and performance during isometric strength exercise. J Sports Sci. 2021 Jan;39(2):161-169. doi: 10.1080/02640414.2020.1809974. Epub 2020 Aug 31. PMID: 32865471.
[3] Greco F, Grazioli E, Cosco LF, Parisi A, Bertollo M, Emerenziani GP. The effects of music on cardiorespiratory endurance and muscular fitness in recreationally active individuals: a narrative review. PeerJ. 2022 Apr 22;10:e13332. doi: 10.7717/peerj.13332. PMID: 35480560; PMCID: PMC9037123.

 

* 운동자각도(Ratings of Perceived Exertion, RPE): 자신의 피로도를 숫자로 나타내 운동 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로, 숫자가 10에 가까울수록 본인이 느끼기에 강도가 더 높은 운동을 수행했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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