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대 총학 선거 정책토론회 국제캠에서 개최돼

지난 23일, 국제캠 송도D학사 치킨계단 앞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출판협의회의 주도로 57대 총학생회(아래 총학)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두 총학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는 각자의 공약을 설명하고 상대 선본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를 가졌다.

 

▶▶ 지난 23일, 선본 'Closer'와 'Yours'의 정책토론회가 국제캠 송도D학사 치킨계단 앞에서 진행됐다.
▶▶ 지난 23일, 선본 'Closer'와 'Yours'의 정책토론회가 국제캠 송도D학사 치킨계단 앞에서 진행됐다.

 

언론사 질의응답,
날카로운 질문 이어져

 

언론사 질의응답 시간에는 두 선본에 대한 공통 질문과 개별 질문이 이뤄졌다. 우리신문사는 두 선본에게 공통으로 국제캠퍼스학생대표위원회(아래 국학위)에 대해 질의했다. 각 선본이 제시한 공약의 상당수가 이미 국학위가 준비해 온 정책이라는 지적에 대한 의견과 국학위 학칙기구화와 개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Closer> 정후보 이윤재(경제‧20)씨는 “국제캠 관련 공약 일부가 국학위에서 시행한 적이 있는 사업임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학위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어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국제캠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답했다. <Yours> 정후보 함형진(신학/행정·19)씨는 “공약에서 국학위 학칙기구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국학위 자립과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라며 “선본원 중에 직전 국학위원장과 국학위 재개편 및 학칙기구화 기획단원들이 있어 국제캠에 대한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두 선본이 공통으로 제시한 ‘국제캠 통금 폐지’ 공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학생들의 자율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통금이 해제됐을 때 늦은 새벽에 귀가하는 학생들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수면권을 방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질문이었다. <Yours>는 의무적으로 송도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많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거주지에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통금 해제에 대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Closer>는 통금을 단번에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통금시간을 늦추고 사유서 제도를 도입한 후 사생들의 만족도와 불편사항을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신촌캠 생활관 통금이 해제된 후 접수된 불만사항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통금 해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도 보였다.  

두 선본에 대한 언론사의 개별 질문도 있었다. <Closer>는 ‘국제캠 봄·가을 스포츠리그 개최’ 공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미 국제캠에서는 RC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스포츠 경기가 진행되고 있기에 <Closer>가 제시한 ‘스포츠리그’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씨는 “현재 국제캠에서 RC 프로그램 외에도 학과 단위나 동아리 소모임 단위의 친선 스포츠 경기가 열리고 있다”며 “스포츠 경기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있기에 공식적인 스포츠리그를 개최해 국제캠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고 답했다. 

<Yours>는 ‘법무법인 학부생 인턴 기회 제공’ 공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법조 카르텔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나는 가운데 논란의 소지가 있고, 법조계 외의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함씨는 “인턴십 및 멘토링 프로그램이 법조 카르텔 문제로 확대되는 건 비약”이라며 “총학으로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협의 중인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주도권 토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다

 

언론사 질의응답이 끝난 뒤 주도권 토론이 이어졌다. <Closer> 부후보 옥준민(간호·22)씨는 기조연설에서 “멀고 거대한 이야기로 학생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총학이 되지 않겠다”며 “정책 준비 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내용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도서관 대개혁, 통금 폐지 등을 통해 학생들의 더 나은 송도 생활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조연설이 끝난 뒤 <Yours>의 반론이 시작됐다. 함씨는 자신의 총학 경험을 내세우며 전문적인 총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함씨는 <Closer>에게 “구청, 시청, 국회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정치권과 면담을 기획하고 진행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경험이 없다고 해서 면담을 진행할 수 없는 건 아니며, 총학을 해본 사람만 총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응했다. 함씨는 본인의 총학 경험과 정치권과의 면담 경험을 제시하며 “총학을 해본 사람이 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Yours>는 기조연설에서 “총학은 학생들의 수요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의제를 다뤄야 한다”며 “<Closer>의 공약은 대부분 국학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기에 국학위를 지원하는 편이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Closer>에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대응, R&D 예산 삭감에 대한 공약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Closer>의 반론이 이뤄졌다. 이씨는 총학이 학생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발견하고 학생들의 권익을 증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Yours>가 제시한 ‘시험기간 저녁 식사 반값’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씨는 “반값 저녁 식사를 위한 막대한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공약 실현을 위해 학식 운영 업체에 가격 할인을 요구하게 된다면, 오랜 적자로 교내 영업을 지속할지 고민하는 업체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씨는 함씨가 지난 2021년 선본 <beyond>로 57대 총학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통합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아래 앱) 제작을 부정적으로 여겼으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통합플랫폼 앱 ‘ALL-in-One’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을 비판했다. 이씨는 “말을 바꾸는 정치인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며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중 질의응답, 
학생들의 궁금증 해소해

 

주도권 토론 이후에는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청중들은 두 선본에게 ▲진료비 환급 혜택 확대 ▲등록금 인상 ▲자치공간 개선 시 기록물 이전 및 관리 등에 관해 질의했다.

최석환(도공·22)씨는 <Yours>에게 ‘학생건강공제회와 연계한 공제급여 혜택 확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질문했다. <Yours> 부후보 김정서(ECON·20)씨는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건강공제회 이사장과 많은 질의응답과 협의를 진행했다”며 “건강공제회의 납부율을 올려 재원을 확충하고 학생건강공제 이사회에서 관련 의결이 이뤄진다면 공제급여요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선호(경제·23)씨는 양 선본에게 등록금 인상 가능성과 이에 대한 총학의 대응 계획, 그리고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의 구성에 대해 질의했다. <Closer>는 총학이 직접 등심위에 참여해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등록금 인상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기에 등록금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만약 인상되더라도 학생들이 그만큼의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Yours>는 등심위 인원 구성을 바꾸겠다고 답했다. 함씨는 “현재 등심위는 학생 위원 5명, 학교 위원 5명, 전문가 위원 1명으로 구성된다”며 “1명의 전문가 위원이 캐스팅 보트인데, 전문가 위원은 학교가 추천하고 학생 위원들이 동의해서 임명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서울대와 유사한 방법을 택해 학교 측과 학생 측이 각각 전문가 위원 1명씩을 추천하는 방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영학과 재학생 A씨는 <Closer>의 ‘자치공간 리모델링 공약’에 대해 질의했다. 학생회관 324호의 경우 총여학생회에 대한 기록물과 자료들이 남아있을 수 있는데, 공간 탈바꿈에 앞서 이 자료들을 보존할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씨는 “324호의 안쪽 방에 기록물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록물을 보존할 더 나은 공간이 있으면 기록물을 이전해 보존하고, 그렇지 않으면 해당 공간 보안을 강화해 기록물을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덧붙여 이씨는 공약의 목적이 총학이 사용하던 자치공간을 탈바꿈해 학생들에게 내어주겠다는 것임을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Yours> 정후보 함씨는 “책 한 권만 읽은 선본이 제일 무서운 선본”이라며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니, 총학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른다고 인정하는 편이 바른 자세”라고 말했다. <Closer> 정후보 이씨는 “함 후보자가 학교 예산을 더 많이 써봤으니 더 많이 알 것”이라면서도 “함 후보자께서 말씀하신 내용은 거의 총장 선거 공약 규모인 듯하다”고 말했다.

 

 

글 지혜진 기자
bodo_harvard@yonsei.ac.kr

사진 이서준 기자
bodo_gondr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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