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및 식단 관리와 같은 건강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우리는 시험기간이나 운동을 할 때 각성 효과를 위해 많은 양의 커피를 마신다. 필요할 때만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직장에서의 업무 수행 능력 향상이나 운동 수행 능력 향상 등의 목적으로 커피를 늘 자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커피를 오랜기간 마시면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정말 생기는지, 그렇다면 카페인 용량에 따른 내성의 차이는 없는지에 대해 학술논문에 보고된 내용을 근거로 알아보고자 한다.

 

커피의 인기, 
카페인의 중추신경계 작용 효과

 

커피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음료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이 매일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커피가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다르며,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면 내성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들도 있다.

카페인은 커피에 함유된 가장 대표적인 화학물질로, 커피 200ml 기준 평균 50~150mg의 카페인이 포함돼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 신경전달물질인 아데노신 호르몬과 화학적 구조가 유사해, 아데노신을 대신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경쟁적으로 결합한다. 이로 인해 아데노신의 작용이 억제되면 뇌의 각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각성 효과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운동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1]. 또한 카페인은 아세틸콜린*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해 대사량을 늘리며 말초혈관 수축, 혈압, 체온 상승과 나트륨과 물의 신장 배설을 유발한다. 

내성이란 물질을 반복 사용해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로, 이전과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물질의 용량이나 빈도를 증가시켜야 하는 것을 말한다. 커피를 장기간 많이 복용한다면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생길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1].

 

만성적인 카페인 섭취,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우리는 피곤함을 느끼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마신다. 카페인은 뇌에서 중추신경계의 과흥분을 유발해 주의력 및 인지능력 향상과 같은 급성 효과를 일으킨다. 앞서 봤듯이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신 결합하지만, 장기간 카페인을 섭취하면 인체는 아데노신 수용체를 늘려 아데노신 흡수를 늘린다[2]. 동일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이전과 동일한 각성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장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한 생리적 효과로 우리 인체에 내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만성적인 카페인 섭취는 우리의 뇌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킬까? 하루에 최소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Coffee drinker, CD)과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즉 일주일에 커피를 한 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Non-coffee drinker, NCD) 사이에서 시행된 연구를 살펴보자.

신경 영상 평가에서, CD는 휴식 상태에서의 체세포 감각 및 감정 상태 조절, 의식적 지적 기능과 무의식적 자율 신경 기능의 연결, 기억의 저장과 검색 등의 기능을 하는 변연계망에서 기능적 연결성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D는 변연계 내에서 인지기능, 성격, 의사결정, 감정의 처리, 쾌락의 처리, 보상/중독 행동 처리 등을 맡는 피질하 영역, 시각 네트워크 및 소뇌를 포함하는 기능적 네트워크의 수명이 더 길다는 것도 보여줬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차이가 카페인 섭취의 빈도에 의존적이며, NCD가 커피를 마신 후에도 나타났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의 잦은 소비는 감정, 주의력, 행동의 신속성에 영향을 주며, 이로 인해 휴식 중인 뇌의 기능적 연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페인이 제공하는 정신 및 인지적 효능에 내성이 나타나지만, 이는 사람의 유전적 요인 및 병리적 요인과 환경에 따라 일정 정도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해도
운동 능력이 향상될까?

 

그렇다면 카페인을 오랫동안 섭취하면서 운동 수행 능력이 향상될까?

먼저 평균 32.3세의 건강한 성인(일주일에 5번 이상, 45분 이상 운동을 하는) 1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펴보자. 20일간 매일 위약을 섭취한 경우와 카페인(3mg/kg)을 섭취한 경우를 비교했을 때, 카페인 섭취 후 첫 15일 동안 최대 사이클링 힘이 크게 증가했고, 첫 4일 동안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이 개선됐다. 매일 운동 전 카페인을 섭취하면 위약과 비교해 섭취 후 약 18일 동안의 15초 윙게이트 테스트***에서 최고 사이클링 힘이 더 높아졌다. 이에 반해 18일이 지난 후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는 수행 능력이 위약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에서 카페인 섭취 첫날에 카페인의 운동 효과가 더 컸고 이후에는 감소했기 때문에 카페인에 의한 운동 효과에 점차 내성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3].

다른 논문에서는 28일간의 저용량 카페인(1.5~3mg/kg) 섭취가 지구력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저용량의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결과, 30분간 사이클링 수행 능력은 위약 섭취군에 비해 상승했으나, 29일째에 카페인 섭취 전, 후를 비교했을 때에는 운동 수행 능력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4]. 저용량의 카페인을 4주 섭취하면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도 내성이 생기므로, 단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한 운동 능력 향상을 원한다면 잠시 카페인을 끊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동일한 용량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각성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고, 카페인의 분해에 관여하는 CYP1A2**** 유전자 변이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살펴본 대부분의 임상 논문들처럼 사람의 나이, 체질량지수로 그룹을 나누는 것은 카페인 내성 확인에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논문 속 연구 결과들을 살펴본 결과, 커피를 장기간 마실수록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카페인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을 맞는다. 평소 커피의 과량 섭취가 잦았다면 꼭 필요한 때 카페인의 각성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할 수 있다[5].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중요한 때가 아니라면 가끔은 커피를 멀리하는 휴식기를 갖는 것은 어떨까?

 

 

SEVERANCE ARMS
강채은(간호·21)
공민호(의학·19)
김유빈(간호·20)


[1] Magalhaes R, Pico-Perez M, Esteves M, Vieira R, Castanho TC, Amorim L, et al. Habitual coffee drinkers display a distinct pattern of brain functional connectivity. Mol Psychiatry. 2021;26(11):6589-98.
[2] Ammon HP. Biochemical mechanism of caffeine tolerance. Arch Pharm (Weinheim). 1991;324(5):261-7.
[3] Lara B, Ruiz-Moreno C, Salinero JJ, Del Coso J. Time course of tolerance to the performance benefits of caffeine. PLoS One. 2019;14(1):e0210275.
[4] Beaumont R, Cordery P, Funnell M, Mears S, James L, Watson P. Chronic ingestion of a low dose of caffeine induces tolerance to the performance benefits of caffeine. J Sports Sci. 2017;35(19):1920-7.
[5] Spaeth AM, Goel N, Dinges DF. Cumulative neurobehavioral and physiological effects of chronic caffeine intake: individual differences and implications for the use of caffeinated energy products. Nutr Rev. 2014;72 Suppl 1(01):34-47.

 

 

* 아세틸콜린: 부교감신경 자극, 골격근 활성화 등의 역할을 하는 중추, 말초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이다.
** 코티솔: 스트레스에 대항해서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높이고 단백질을 분해하는 작용이 있다.
*** 윙게이트 테스트: 무산소성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 30초간 자전거를 이용하여 최대 페달링 운동을 할 때 발휘되는 힘을 측정한다.
**** CYP1A2: 간에 있는 효소 중 cytochrome P450 superfamily에 속하며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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