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및 식단 관리와 같은 건강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대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밤을 새워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 대학생의 평균 수면 시간은 약 6시간 33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2분에 비해 적은 편이다[1]. 한편, 우리 주변에는 체중을 감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동기 혹은 선·후배의 다이어트 소식을 접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다양한 식단과 운동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수면 부족과 체중 감량이 양립할 수 있을까? 수면 부족이 체중과 체성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수면 부족이 비만과 관련 있다고요?

 

놀랍게도 수면 부족과 비만의 연관성은 이전부터 다양한 연구를 통해 보고돼 왔다. 2세부터 102세까지 전 세계 총 63만 4천511명의 표본을 기반으로 한 메타분석 논문[2]에 따르면, 어린이 그룹과 성인 그룹 모두 짧은 수면 시간과 비만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특히 성인의 경우, 수면 시간이 짧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만이 생길 확률이 1.55배 높았다. 여기서 수면 부족의 기준은 무엇일까? 분석에 포함된 논문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랐지만, 대부분 성인 기준 하루 5시간 미만을 수면 부족으로 제시했다. 또한, 비만 여부의 경우, 성인 기준 BMI 30 이상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BMI 25 이상)에 비해 느슨한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해당 논문의 한계도 존재한다. 논문은 단면연구로서 시간적 선후관계, 즉 인과성을 증명하지는 못했으며 단순 상관관계만을 제시했다. 또한, 교란변수로써 작용할 수 있는 개인별 특성(나이, 영양 섭취, 타 생활 습관 등)을 직접적으로 통제하지 못해 연구 결과에 편향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듣고 ‘뭐야, 그럼 우연히 나온 관련성 아니야?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당신을 위해 다음 단락에서는 수면 부족이 어떻게 비만까지 연결되는지, 그 기전을 알아보고자 한다.

 

수면 부족이 어떻게 비만을 일으켜요?

 

실제로 수면 부족은 다양한 기전을 통해 비만을 일으킨다[3]. 수면 부족은 먼저 식욕을 증가시키고, 고열량의 식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신체의 에너지 소비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에너지 공급과 소비의 불균형이 발생해 비만이 일어나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수면 부족은 우리 몸의 분자생물학적 및 내분비학적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4]. 예를 들어 수면이 부족하면 코티솔*의 분비가 증가하고,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감소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몸이 전반적으로 새로운 단백질 구조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존의 구조를 깨트리는 방향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따라서 근육의 분해가 우세하게 일어나게 되고, 최종적으로 신체 골격근의 합성, 회복을 저해시켜 체성분의 변화를 유발한다.

한편, 수면 부족과 비만의 연관성을 역의 인과관계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3]. 비만이 수면의 질을 떨어트려 수면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성인 비만 인구에서 수면 장애를 앓는 경우가 더 많았고, 수면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의 가능성 역시 더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단면연구 등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수면 부족이 운동 수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요?

 

수면 부족은 비만 외에 인지기능 및 운동 수행 등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 부족은 운동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는 9일 연속 수면 시간이 5시간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저항 운동***의 양(volume load)과 질(bar velocity) 등을 떨어뜨렸으며, 동일한 강도의 운동을 하는데 든다고 생각되는 노력(rate of perceived exertion)은 증가했다. 물론 하루 밤새우는 것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수면 부족이 운동 수행 능력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5].

 

결론

 

수면 부족은 다양한 작용을 통해 최종적으로 우리 몸을 뚱뚱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다양한 합병증과 운동 수행 능력 감소를 유발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수면 시간은 주변에서 흔한 5시간이라는 점이다. 최근에 살이 찌거나, 운동 수행 능력이 감소하지는 않았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수면 습관을 한 번 다시 되돌아보자. 정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

 

 

SEVERANCE ARMS

계창명(의학·19)

이재형(경제·16)

임채경(약학·20)


[1] 전지원. 시간균형 관점에서 본 한국인의 잠: 다국적시간연구(MTUS) 자료를 활용한 생애주기별 수면시간 국제 비교 연구. 통계연구(2017), 제22권 제2호, 26-52.
[2] Cappuccio FP, Taggart FM, Kandala NB, Currie A, Peile E, Stranges S, Miller MA. Meta-analysis of short sleep duration and obesity in children and adults. Sleep. 2008 May;31(5):619-26.
[3] Chaput JP, McHill AW, Cox RC, Broussard JL, Dutil C, da Costa BGG, Sampasa-Kanyinga H, Wright KP Jr. The role of insufficient sleep and circadian misalignment in obesity. Nat Rev Endocrinol. 2023 Feb;19(2):82-97.
[4] Dattilo M, Antunes HK, Medeiros A, Mônico Neto M, Souza HS, Tufik S, de Mello MT. Sleep and muscle recovery: endocrinological and molecular basis for a new and promising hypothesis. Med Hypotheses. 2011 Aug;77(2):220-2.
[5] Knowles OE, Drinkwater EJ, Roberts SSH, et al. Sustained Sleep Restriction Reduces Resistance Exercise Quality and Quantity in Females. Med Sci Sports Exerc. 2022;54(12):2167-2177.

 

* 코티솔: 스트레스에 대항해서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을 높이고 단백질 분해하는 작용이 있다.
** 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의 일종으로 신체의 남성화에 관여한다. 대표적으로 근육의 합성을 촉진한다.
*** 저항 운동: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산소 운동으로 부하를 이용해 근육에 가함으로써 근력, 근비대, 근지구력과 같은 운동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것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