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노동참여율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해야

 

최민진(글창융경영·22)
최민진(글창융경영·22)

 

한국에서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곧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부터 부부는 아이의 돌봄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부부가 일하러 나가는 시간 동안 누구에게 아이의 돌봄을 맡길 것인가? 육아휴직으로 아이를 직접 돌볼 수도 있고, 가사근로자를 고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맞벌이 부부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육아휴직을 통한 경력 단절 위험성, 가사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은 맞벌이 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여성가족부가 ‘2022년 경력단절여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만 25~54세 대한민국 여성 8천521명 중 출산, 돌봄 등을 이유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10명 중 4명(42.6%)에 이른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시기에 일을 그만둔 여성 65.6%가 30대다. 그들이 일을 그만둔 직접적인 요인은 ‘긴급한 자녀 돌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가 가장 많다. 육아휴직 후 이어진 경력단절로 재취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실제로 경력단절 이후 여성들의 일자리 현황을 보면 ‘사무직, 전문가, 상용직, 전일제’ 일자리는 감소했고 ‘판매, 서비스직, 임시직, 자영업자, 시간제’ 일자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여성이 다시 일자리를 알아보면 고용단절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직업을 갖기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많은 맞벌이 부부가 가사근로자를 찾는다.

지난 8월 31일, 고용노동부는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을 발표했다. 8월 중으로 수요조사를 시행하고 올해 안에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여 명을 국내에 도입해 6개월 이상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한국에서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려면 월 200~300만 원이 드는데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월 38~76만 원 수준”이라고 말을 꺼낸 뒤 이 정책은 빠르게 추진됐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아이의 양육비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인가구 평균 소비지출액은 220만 원이지만 아이 한 명이 태어나면 한 달에 73만 원을 더 써야 한다. 생활비의 1/3 이상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은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라는 말이 있다. 한국인 가사근로자를 고용하려면 직장인 한 명의 월급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반면 외국인 통근형 가사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위소득의 부부에게는 정부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정책이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희망이 될 수도 있다. 경제적 이득을 생각하면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은 현재 저출산 시대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에 숨통을 틔울 것이다. 

외국인 가사인력 도입의 다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먼저, 돌봄 비용의 부담이 줄어들어 여성의 고용단절과 노동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다. 내국인 돌봄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은 현시대에서 아이를 둔 부모에게 최저임금 수준으로 아이의 돌봄을 맡길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다는 것은 추가적인 부담 없이 자신의 직장에 전념할 기회를 늘릴 것이다. 실제 내국인 가사근로자를 고용한다고 해도 부모들은 직장에 아이를 낳기 이전만큼의 시간을 쏟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아이를 맡기고 직장에 있는 시간만큼 아이를 돌보는 가사근로자의 노동시간과 월급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직장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에도, 야근에도, 회식에도 참여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회사의 입장에서도, 개인의 입장에서도 일과 육아를 동시에 신경 쓰기 어렵다.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을 통해 부부들에게 육아부담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된다면, 여성의 경력 단절은 물론 노동 참여율이 높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2022년 출생아 수는 약 24만 9천 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 48만 5천 명에 비해 48.6%나 감소했다. 외국의 노동자를 한국으로 들여서라도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면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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