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권 교수(우리대학교 소디헬융대)
김재권 교수(우리대학교 소디헬융대)

 

챗GPT의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출간된 책 제목들이다. “챗GPT 마침내 찾아온 특이점”, “챗GPT AI에게 인생을 묻다”, “챗GPT 이미 시작된 미래”, “ChatGPT 인공지능 융합 교육법” 등. 이 시점에 다음의 두 질문에 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인공지능은 완전해질 수 있는가? 인공지능의 이론적 토대는 튜링(Alan Turing)의 1936년 논문이다. 이 논문의 배경이 괴델의 불완전성정리인데, 그 내용은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는 수학 진술이 있다는 것이다. 완전한 수학체계를 꿈꾸던 수학자들은 좌절했다. 그러나 튜링은 참 또는 거짓임을 판단할 수 없는 수학 진술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증명이 가능한 수학 진술들에 대해 기계적인 증명 절차가 있는가를 물었다. 기계가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 물은 것인데, 이 질문 덕분에 스마트폰과 챗GPT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원시 모델인 튜링기계는 불완전성정리의 기계적 설명을 위해 튜링이 고안한 기계이며, 따라서 튜링기계의 일종인 인공지능은 태생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다.

두 번째, 특이점(Singularity)은 가능한가? 특이점이란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고 그 후 지속적으로 지수 함수적으로 발전하여 사회와 기술 관점에서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시간적 지점을 말한다. 인공지능이 도전하고 있는 인간 지능이 불완전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론적으로 특이점이 가능할 듯하다. 그러나 특이점은 그 후 인공지능의 지수 함수적인 발전을 가정하는데, 에너지 제한, 윤리적 문제, 기술적 제한이라는 만만찮은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가능하다. 

요약하자면,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은 완전할 수 없고, 특이점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런데 사용자가 챗GPT와 대화하며 상대방이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이 테스트가 바로 튜링테스트인데, 챗GPT를 사용해본 사람은 이 인공지능이 튜링테스트를 통과했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대학 교육에도 이 변화를 슬기롭게 수용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수업에서는 챗GPT 활용을 장려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교육이 바람직한 한 방향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챗GPT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문제점 등은 해결해야 할 장애물이다. “GPT제로”라는 인공지능은 어떤 결과물이 다른 인공지능을 사용한 결과물인지를 판별한다. 약 90년 전 튜링이 창의적인 질문을 던진 덕분에 지금의 풍요로운 스마트폰 사회가 되었듯이, 인공지능 시대를 슬기로운 대처로 맞이할 학교와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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