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 비건 카페를 방문하다

최근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비건 음식이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내에서 비건 메뉴가 따로 생기고 있을 만큼 비건을 실천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비건 음식을 실제로 맛보고 비건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자가 연세대학교 미래캠 근처에 위치한 비건 카페를 직접 방문해봤다.

 

메이그린
#건강과 맛을 동시에 #수제 비건 디저트


비건 카페 메이그린은 단계동(금불사거리 정류장)에 있다. 원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분가량 걸어가면 찾을 수 있다. 매장은 전반적으로 흰색 색상과 우드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꾸며 손님들에게 심플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 진열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수제 비건 생크림이다. 메이그린을 운영하는 김은정 사장은 “비건 생크림은 두유와 쌀을 오랜 시간 끓이고 숙성시키는 과정으로 만들어진다”며 “하루에도 몇십 통씩 판매될 정도로 생크림만 찾는 손님들도 많다”고 전했다. 기자는 카페의 메인 메뉴인 딸기 생크림 보틀 케이크와 추천 메뉴인 시나몬 당근 파운드케이크, 코코넛 커피를 주문했다. 코코넛 커피에는 코코넛 알갱이가 들어 있어 알갱이의 고소함과 커피 향을 동시에 음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메이그린의 강점은 음료보다 비건 디저트 메뉴에 있다. 메이그린의 비건 파운드케이크와 생크림 케이크는 일반 디저트의 맛과 차이가 거의 없다. 달달함만 덜할 뿐이다. 메이그린에 방문해 디저트를 구매한 남채연(21)씨는 “카페에 비건 생크림을 구매하러 종종 방문한다”며 “비건 디저트 또한 일반 디저트와 맛의 차이가 거의 없으며 일반 디저트보다 덜 달다는 점이 좋아 구매한다”고 전했다.

비건은 동물을 착취해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거부해야 한다는 비거니즘을 지지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비건 음식은 비거니즘을 온전히 실천하지는 못하더라도 가능한 동물성 재료를 식물성 재료로 대체하려 노력한다. 또한 비건은 건강한 식습관에도 기여한다. 김씨는 “동물성 재료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소화가 편안하게 되지 않는 사람을 주변에서 많이 접했고, 나도 일반 빵을 먹은 뒤 속이 답답한 경험을 자주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빵을 직접 집에서 만들어보다가 소소하게 판매를 시작했고,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해 비건 카페를 창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건 디저트에 관심 있거나 비건 디저트를 직접 먹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메이그린을 추천한다. 공간이 비교적 협소해 오랜 시간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기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대신 커튼 뒤 조리실에서 디저트가 제작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김사장은 “맛있는 비건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전국에 있는 유명한 비건 베이커리를 모두 돌아다녔기에 맛은 보장할 수 있다”며 “쿠키나 스콘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비건 디저트에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건강을 생각해 비건 디저트를 판매하게 됐지만, 맛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김씨는 직접 레시피 제작 단계, 시범 단계 등 여러 단계를 거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음식만 판매한다. 아직 시범 단계에 있는 비건 약과는 기존의 약과와 맛은 최대한 유사하되, 재료와 조리 과정에서 기존 약과에 비해 열량을 절반 이상 낮췄다. 김사장은 “비건 빵이라도 맛을 가장 우선순위로 둔다”며 “스스로 맛없다고 생각하는 빵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메이그린을 방문한다면 김씨의 자부심을 믿고 신메뉴에 도전해보길 권한다.

비건은 더이상 우리에게 특이한 음식 문화가 아니다. 김씨는 “비건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다른 선택권이 없는 필수 불가결한 음식이다”며 “비건 외에 다른 선택권이 있는 사람들도 비건 음식을 먹고 속이 훨씬 편하다면 비건 음식을 택하는 걸 추천한다”고 전했다. 요즘의 비건 음식은 건강과 맛을 동시에 보장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비건 음식을 시도해 보길 권한다. 비건 음식은 맛없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양한 비건 음식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미쁨
#힐링 #초록 초록 #비건 빵


비건 빵을 판매하는 카페 미쁨은 연세대학교 미래캠에서 30번 버스를 타고, 단계동(단계 현진 아파트 정류장) 바우골길에 위치해 있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면 다양한 종류의 비건 빵이 진열돼 있다. 미쁨을 운영하는 윤상이 사장은 “카페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카페가 손님들에게 쉼의 공간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카페의 콘셉인 비건과 휴식을 아우를 수 있는 초록색을 인테리어에 많이 사용했다”고 이야기했다.

비건 빵은 맛이나 종류의 다양성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버터, 우유 등의 동물성 재료 대신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지만, 식물성 재료로 동물성 재료를 온전히 재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비건 빵은 제작 시 밀가루를 쌀가루나 통밀가루로 대체해 사용하거나, 설탕 대신 비정제 원당이나 코코넛 등으로 단맛을 만든다. 동물성 재료로 만들때는 사용하지 않는 색다른 재료를 쓰기도 한다. 병아리콩, 귀리 가루, 두부 등이 그 예다. 비건 빵을 만드는 과정은 일반적인 빵과는 다른 제작 과정을 거친다. 윤씨는 “처음 비건 빵을 만들 때는 일반 빵의 공정과 배합비가 전혀 달라 실패를 여러 번 했다”며 “성공하더라도 맛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윤씨의 설명을 들으며 기자는 카페 내부와 빵이 진열된 진열대를 구경했다. 기자는 윤씨에게 추천받은 바이올렛구아바에이드와 단팥순보리 음료, 빵으로는 흑임자 크림빵과 비건 소금빵을 주문했다. 바이올렛구아바에이드는 처음 접해보는 음료라 걱정됐지만 다른 에이드와 마찬가지로 맛이 상큼했다. 단팥순보리는 고소하면서 팥이 버블티의 펄처럼 씹힌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빵 종류는 일반적인 빵보다는 식감이 무르다는 특징이 있었다. 부담스럽지 않은 고소한 빵을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미쁨을 추천한다. 고소한 빵 냄새가 가득한 미쁨에서 비건 음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비건 카페라는 하나의 큰 주제를 공유하고 있지만 느낌이 전혀 다른 두 비건 카페를 방문해봤다. 비건 음식 문화는 이제 개인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비건 음식이 궁금하다면 차근차근 가장 접하기 쉬운 비건 카페부터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송혜인 기자
hisongs@yonsei.ac.kr

사진 반고은 기자
bahn0828@yonsei.ac.kr
이지선 기자
ljs22@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