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식단 관리 및 건강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반려동물이 아동·청소년의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발달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또한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의 털이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이는 특히, 출산을 앞두거나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더욱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우려는 과연 사실일까? 이를 알아보고자 이번 칼럼에서는 ‘어린 시절 가정에서의 개 또는 고양이 양육’과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인 ‘천식’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두 메타분석 논문을 비교·분석해본다.
 

알레르기란?

 
먼저, 알레르기와 그 발현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알레르기 유발의 원인이 되는 외부 물질인 ‘알레르겐’(allergen)을 만나면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기억하는 ‘감작’(sensitization)이 발생한다. 이후 면역세포가 감작된 상태에서 해당 알레르겐을 다시 만나면 면역세포들이 통제되지 않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증상이 발현된다. 즉, ‘알레르기’란 외부 물질에 대한 인체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뜻한다.


연구1 - 태아·영아기의 개/고양이 양육 경험은 학령기 천식과 관련이 없다! 

 

첫 번째로 살펴볼 연구는 ▲반려동물 유형(개/고양이) ▲양육 시점(태아기/영아기/태아기부터 영아기) ▲양육 마리수(1마리/2마리 이상)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결과적으로 학령기 아동의 천식 발병은 태아·영아기에 양육한 반려동물의 종류나 숫자, 양육 시점과는 사실상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태아·영아기의 양육 사실이, 양육한 동물에 의한 알레르기 감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알레르기 감작 여부는 학령기 천식 발생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학령기 천식 발생 가능성은 개/고양이 알레르기 감작이 있는 경우 약 6배 더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개/고양이 알레르기 감작과 태아·영아기 양육 경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 학령기 천식 발병률은 최대 23배가량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여기까지 첫 번째 논문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자. 태아·영아기에 개나 고양이를 기른다고 해서 학령기의 천식 혹은 해당 동물 알레르기 감작 발생 확률이 특별히 더 증가하지는 않는다. 논문에 의하면 천식 발생과 더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반려동물 양육 사실보다는 동물 알레르기 감작 보유 여부라고 볼 수 있다.
 

연구2 - 어린 시절의 개/고양이 양육 경험은 천식과 뚜렷한 연관성이 있다!

 

위에서 살펴본 연구와 반대의 결과도 있다. 두 번째 메타분석 논문은 60개의 코호트 연구 및 환자-대조군 연구를 분석했는데, 어린 시절의 개 혹은 고양이 양육 경험이 해당 시기의 천식 발생과 명확한 연관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논문에서 언급된 기작들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1) 반려동물은 가정 내에서 천식 촉진과 관련이 있는 ‘내독소’(endotoxin)의 주요 공급원이다. (2) 반려동물 양육은 실내 곰팡이 및 먼지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곰팡이의 세포벽 속에 들어 있는 ‘베타-글루칸’(β-glucan)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Th17세포 활성화와 연관이 있다. (3) 고양이는 먼지 진드기에 있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 Derp 2와 유사한 종류의 단백질인 Feld 1을 분비한다. 다만, 이것들은 가능성일 뿐, 아직 정확한 기작은 규명되지 않은 채 상관관계만이 제시되고 있다. 논문에서는 개/고양이 양육과 천식 발생의 뚜렷한 연관성을 기반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시, 동물과 유아의 직접적인 접촉을 되도록 피하고 반려동물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두 메타분석 연구 비교

 

이렇게 두 연구의 결론이 상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 간 변수 설정 기준의 차이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논문에서는 출산 전이나 출생 후 2세까지 개/고양이를 키운 경우만 포함하며, 5~11세에서의 감작 여부, 6~9세에서의 천식 여부를 따졌다. 그러나 두 번째 논문에서는 연구 대상자들의 나이를 18세 미만으로만 제한했고 그 결과 14~18세를 대상으로 한 논문이 메타분석에 포함되었는데, 이는 결론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발병 여부와 예후에 나이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변수를 반영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연구 간 상충하는 결론이 발생한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감작이 되려면 먼저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된 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알레르겐에 자주 노출될수록 면역반응이 무뎌져 알레르기 증상이 완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세부 내용을 모든 연구 참여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두 연구 결과가 상반되기 때문에 해당 주제에 대해서 어느 한쪽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론

 

지금까지 어린 시절의 반려동물 양육과 천식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한 두 메타분석 논문을 살펴봤다. 두 연구 결과는 상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각 연구의 결론이 상관관계를 제시하는 수준에 그치며 분명한 기작이 밝혀지지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다른 한편으로 반려동물은 외로움을 개선하는 등 정신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심혈관 질환과 같은 특정 질병 예방에도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반려동물 양육을 결심하는 과정에서는 천식 가능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를 탐구하고자 관련 연구를 비교·분석해 살펴본 이번 칼럼이 독자들의 판단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SEVERANCE ARMS
글 양재보(체교·21)
이재형(경제·16)
이효상(의학·18)

 

 *Pinot de Moira A, Strandberg-Larsen K, Bishop T, et al. Associations of early-life pet ownership with asthma and allergic sensitization: A meta-analysis of more than 77,000 children from the EU Child Cohort Network. J Allergy Clin Immunol. 2022 Jul;150(1):82-92. doi: 10.1016/j.jaci.2022.01.023. Epub 2022 Feb 10. PMID: 35150722.
**Ji X, Yao Y, Zheng P, Hao C. The relationship of domestic pet ownership with the risk of childhood asthm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Pediatr. 2022 Jul 22;10:953330. doi: 10.3389/fped.2022.953330. PMID: 35935350; PMCID: PMC935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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