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의 새로운 트렌드를 살펴보다

‘소셜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이 대표적으로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는 캐릭터끼리 대화하는 시대다. 메타버스 소셜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이하 메타버스 앱)이 이끄는 새로운 소통의 방식과 우려점을 함께 살펴보자.

 

메타버스 앱,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다

 

최근 메타버스 앱 ‘본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본디는 지난 2월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 1위, 애플 앱 스토어 무료 앱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출시된 제페토는 현재 글로벌 누적 가입자 수 3억 명, 월간 활성 이용자수 2천만 명을 돌파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본디를 사용하는 20~30대의 비율이 70%에 달한다. 이민주(21)씨는 “친구들과 소통하기 위해 본디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앱은 코로나감염증바이러스-19(아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청년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메타버스가 새로운 소통창구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시기 속에서 타인과의 만남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다. 김주연(23)씨는 “코로나19 시기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처음 제페토를 접했다”며 “덕분에 고립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이 가속화됐다”며 “다시 이전으로 퇴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나와
만나는 공간

 

본디의 경우 폐쇄성이 인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본디는 최대 50명의 친구를 추가할 수 있다. 소수의 친한 친구끼리 아바타의 상태를 공유하며 자신의 방도 보여줄 수 있다. 기존의 개방형 SNS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디지털 디톡스로 본디를 선택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임 교수는 “최근 개방형 SNS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며 “본디 앱은 트렌드에 맞게 폐쇄성을띠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들은 메타버스 앱 내에서 창작자가 되는 것을 즐긴다. 본디는 과거 싸이월드와 유사하다. 자신을 닮은 아바타와 방을 꾸밀 수 있다. 또 다른 메타버스 앱인 제페토는 AI가 머신러닝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닮은 아바타를 생성해 제페토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부캐’를 꾸미고 캐릭터로 소통하는 것은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민진(20)씨는 “본디에서 내 마음대로 옷을 입히고 외모를 변형할 수 있다”며 “나인 듯 나 아닌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전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메타버스 앱의 아바타가 마치 자신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것과 같아 이용자들이 큰 재미를 느낀다”며 “오프라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교류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전했다.

 

방심은 금물

 

그러나 메타버스 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대표적이다. 위치 공유 기반 메타버스 앱 ‘젠리’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 문제로 지목되기도 했다. 젠리는 사용자의 위치, 동선, 연락처, 이동 동선 등의 세세한 개인정보를 필요로 한다. 실제로 젠리는 일부 데이터를 익명화해 연구 및 통계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본디의 개발·운영사인 ‘메타드림’도 싱가포르로 국적을 변경했다는 의혹과 과도한 개인 정보 수집·유출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 및 처벌은 더 커질 것이며 국가의 도움도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전했다.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오랜 기간 문제로 제기돼 온 만큼 서비스 제공자뿐만 아니라 이용자도 이에 대해 인지하고 유의해야 한다. 양측의 노력으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일 것이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메타버스 앱에서는 윤리의식의 부재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성범죄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 아바타 대상유사 성행위 강요 ▲ 아바타 스토킹 ▲ 아바타 성착취물 제작은 메타버스 앱 내에서 벌어지는 대표적인 성범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메타버스 생태계 참여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타버스 이용 시 제한이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성적 콘텐츠(25.1%), 혐오 표현 및 괴롭힘(20.3%) 순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아바타를 이용해 교류하면 조심성이 떨어진다”며 “가상세계와 현실에서 허용되는 범위가 다르기에 기준을 판단하는 능력이 저한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행법 상 메타버스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추가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플랫폼 운영자와 정부가 해결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앱은 청년들의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됐다. 이곳에서 그들은 아바타로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기존에 없던 형식인 만큼 논란도 피해 갈 수 없다. 적절한 규제와 윤리의식으로 논란의 메타버스 앱이 아닌, 놀라운 메타버스 앱이 되길 바란다.

 

 

글 송혜인 기자
hisongs@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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