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로부터 듣는 데이팅 앱의 장단점

우리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익숙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은행을 방문하기보다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마트를 가기보다 온라인 마켓을 이용하곤 한다. 그렇다면 소개팅은 어떨까. 이제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소개팅 하는 시대가 왔다. 데이팅 앱, 정말 운명의 짝을 찾아줄 수 있을까.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청년들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애,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다고?

 

스마트폰 앱 스토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앱 분야는 게임이다. 비게임 분야는 어떨까. 데이터 분석 플랫폼 ‘data.ai’가 발표한 ‘2023년 모바일 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하위 장르 앱 매출 1위는 OTT 플랫폼, 2위는 데이팅 앱인 ‘틴더’로 기록됐다. OTT 플랫폼들 사이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할 만큼 많은 이가 데이팅 앱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다.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데이팅 앱도 다양화되고 있다. 앱 스토어에 들어가 보면 100개가 넘는 데이팅 앱이 있다. 그중 몇 가지 앱의 특징을 살펴보자. 먼저 틴더다. 틴더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많이 사용하는 앱이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 유용하다. 다음으로 ‘동네 친구가 필요할 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위피다.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프로필만을 보여준다. 글램은 프로필 사진을 통해 회원의 등급을 나눈다. 원하는 외모를 지닌 상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점점 다양해져 가는 데이팅 앱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희영(22)씨는 “데이팅 앱 회사가 여성 역할의 알바를 고용한다는 등의 기사를 접하면서 앱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권현수(22)씨는 “성적인 목적을 가지고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앱의 본질적인 목적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은(22)씨는 “티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데이팅 앱 사기 사건을 본 후 앱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졌다”고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앱을 섣불리 이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데이팅 앱의 현실은 어떨까. 실제 사용자들을 만나 장단점을 살펴봤다.

 

데이팅 앱, 
설레는 마음으로 가입했지만

 

데이팅 앱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위피에서는 한 번의 프로필 열람과 친구 요청을 위해 약 1만 1천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 A씨는 “특정 앱은 프로필을 보려면 현금성 아이템을 사용해야 하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남성 회원에게만 요구되는 비용 지출도 문제다. 남성 회원은 여성 회원과 대화하기 위해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여성 회원은 남성 회원과 무료로 대화할 수 있다. 이는 여성보다 남성의 데이팅 앱 사용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미디어 데이팅 클리핑’에 따르면 상위 10개 데이팅 앱의 평균 성비는 남성이 79.7%, 여성이 20.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 B씨는 “돈을 지불하는 남성 회원이 여성 회원보다 대화에 더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상대에 대한 낮은 신뢰도도 문제다. 지난 2021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8%는 ‘불건전한 목적으로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63.1%는 ‘데이팅 앱으로 만나게 되는 상대방에게 신뢰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만으로 만남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데이팅 앱의 큰 단점이다. 김수영(20)씨는 “데이팅 앱을 불건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며 “실제로 만나기 전에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 C씨 역시 “처음에는 진지하게 시작한 대화가 결국에는 성적인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며 “모든 사람이 데이팅 앱을 연애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고 간편한 만남,
비슷한 사람과의 만남

 

물론 장점도 있다. 데이팅 앱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김지원(26)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기 전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어 데이팅 앱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변에서 연애 상대를 만날 기회가 마땅치 않아 데이팅 앱을 이용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데이팅 앱을 사용하면 여러 상대의 사전 정보를 얻고, 그중 나와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데이팅 앱은 일반 소개팅보다 더 자유로운 만남이 가능하다. 몇 번의 손짓과 대화로 나의 만남 상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를 찾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혼이 아닌 연애가 목적인 사람들에게 데이팅 앱은 좋은 선택지가 된다. B씨는 “결혼 중개 앱이나 회사를 통해 상대를 만날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들고, 더 무거운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데이팅 어플은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방을 찾기 좋다”고 전했다.

자신과 배경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고스펙을 가진 사람들만 이용하는 ‘스카이피플’, 크리스천만 사용 가능한 ‘크리스천데이트’가 그 예시다. A씨는 “인간관계는 유유상종”이라며 “특정 직종 종사자만 사용할 수 있는 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반 데이팅 앱에서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데이팅 앱에 가입하면 스펙부터 취미까지 자신에 대한 모든 정보를 기재하기 때문이다. C씨는 “내가 올려둔 출신 대학을 보고 같은 대학 출신의 상대가 대화를 요청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김수영씨는 “일각에서는 스펙 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더라도 스펙을 보지 않냐”며 “데이팅 앱을 통해서도 비슷한 스펙을 가진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팅 앱은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운명의 짝을 만날 수도 있고,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데이팅 앱을 사용할 계획이 있거나 사용 중이라면, 오늘 만나본 청년들의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글 강하영 기자
kang_hayeong@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