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부 이제형 기자(국제관계·22)
보도부 이제형 기자(국제관계·22)

스무 살,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연세춘추에 입사했다. 그리고 우리신문사에서의 세 번째 학기를 맞이했다. 대학 생활의 8할 이상을 이곳에서 보내서일까. 이제 신문 제작이 없는 대학 생활은 그려지지 않는다. 춘추를 애정해서일까, 보도부 기자라 그런 걸까. 어쩌면 원론적일 수도 있는 얘기를 동기들과 자주 나눴다. 학보사와 학생사회가 위기에 놓여있다는 사실 말이다.

 

학보사의 위기다
학생사회의 위기다

 

위기가 익숙하다. 모두가 위기를 말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권위는 낮아졌고, 학보사의 입지는 더없이 좁아졌다. 현재 대학언론은 독자수 감소, 인력난 등 여러 방면에서 문제를 맞이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연세춘추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수습기자 시절, 연세춘추가 맞이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고안하는 과제가 있었다. 일개 기자로서 학보사가 맞이한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알 리가 있나. 그저 형식적인 얘기만 늘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답을 내리지 못한 질문은 기자 생활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연세춘추가 직면한 위기를 타개할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나마 내가 내린 답은 구독자 확보였다. 대중의 관심에서 종이신문이 멀어진 이유는 매체의 다원화로 인해 발생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떠나는 독자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독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소식을 지면에 담아야 한다.

한편, 우리대학교 학생사회도 학보사와 다른 듯 비슷한 위기에 직면했다. 3년 차에 접어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총학 비대위) 체제와 대다수의 기층단위 학생회가 비대위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023학년도 미래캠 정기선거의 결과는 처참했다. 총학 선거는 투표율이 5.01%에 불과했다. 주요 학생 자치 단체는 후보자조차 출마하지 않았으며, 학과·학부 선거는 투표율이 저조해 개표조차 하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서 비대면 생활에 익숙해진 탓일까. 더 이상 학생들은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 누구도 학생사회의 대표자 자리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거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신입생이자, 연세춘추 보도부 기자로서 지켜봤다. 학생들에게 선거를 알리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기도, 후보자의 정보를 전달하고자 이곳저곳 발뛰취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도 돌아온 결과는 무산된 선거뿐이었다. 학생사회가 진정으로 위기에 놓였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23학년도 1학기는 보궐 선거라는 관문 앞에 다시 섰다. 학보사의 위기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관심 부족은 2023학년도 학생사회가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다.

결국, 학보사의 위기와 학생사회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같다. 두 위기는 관심이라는 범주에서 교집합을 이룬다. 학보사와 학생사회 모두 독자와 학생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보사는 독자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학생사회는 학생들에게 신뢰를 제공함으로써 각자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학보사와 학생사회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정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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