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식단 관리 및 건강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내 피부는 (//복합/)성이다.”

 

이 글을 읽기에 앞서 위의 문장을 읽고, 평소 자신의 피부 유형이 괄호에 들어가는 말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선택해 보자. 기초 화장품을 구매하거나 화장품 추천 유튜브 영상을 볼 때, ‘지성/건성/복합성이라는 말을 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1915년 영국의 코스메틱 기업 운영자 헬레나 루빈스타인(Helena Rubinstein)은 피부를 분류하는 4가지 기준을 발표했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지성, 건성, 복합성, 민감성이라는 피부의 성질에 따른 구분이다.* 하지만 성격을 16가지 MBTI로 분류해도 모두를 아우를 수 없는데, 피부 유형을 4가지로만 분류해도 괜찮은 걸까? 이 글에서는 우리가 해오던 피부 유형의 구분을 조금 더 자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BSTI: 4가지에서 16가지 기준으로

 

지난 2008년에 바우만(Baumann)이 개발한 BSTI(Baumann Skin Type Indicator)는 지성/건성, 민감성/저항성, 착색 유/, 주름 유/무의 4가지 기준에 따라 피부 유형을 16가지로 분류하는 방법이다. BSTIMBTI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테스트 문항에 따라 피부 유형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에, 응답자의 주관이 반영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두자.

바우만이 구분한 4가지 속성은 아래와 같다.*

1. 피지분비량: O(Oily, 지성) vs D(Dry, 건성)

2. 피부민감도: S(Sensitive, 민감성) vs R(Resistant, 저항성)

3. 색소 침착 정도: P(Pigmented, 색소침착이 잘 되는 편) vs N(Non-pigmented, 색소침착이 안되는 편)

4. 주름: W(Wrinkle-prone, 주름) vs T(Tight, 팽팽함)

먼저 피지분비량에서 지성 피부(O)는 유분이 많고 번들거리며, 건성 피부(D)는 유분이 적어 거칠고 칙칙하다. ‘나는 하루에 수분제품을 2번 이상 발라야 한다’ ‘나는 유분기 많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편이다등의 문항이 제공된다.* 두 번째로, ‘피부민감도에서 민감성(S) 피부는 각종 자극에 취약하며, 저항성(R) 피부는 외부의 환경 자극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아 홍반과 여드름 등의 발생이 드물다. ‘지난 4주간 피부에 발생한 것을 모두 선택하세요와 같은 문항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색소 침착 정도에서 색소성(P) 피부는 색소 침착이 잘 되는 피부이며 비색소성(N)은 그렇지 않은 피부이다. 예를 들어, 피부가 햇빛에 노출된 후 붉어졌다가 원래대로 문제없이 돌아오면 비색소성 피부이고, 잘 타거나 주근깨, 기미 등이 쉽게 발생하면 색소성 피부이다. ‘피부에 어두운 부분이 있거나 색이 다른 부분이 있나요?’와 같은 문항으로 이를 판단한다. 마지막은 주름에 대한 장벽 유무에 따라 주름성(W)과 탄력성(T) 피부로 구분한다. 4가지 기준 외에도 성별, 직업, 흡연과 음주 여부, 유전적 요인 등의 질문에 답하면 피부 유형을 분석한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 1천 명을 대상으로 BSTI를 조사한 결과, OSNT(18.9%)가 가장 흔하게 나타났다.** OSNT는 유분이 있어 항산화 작용을 하고 주름이 덜 생기는 피부로, 나이가 들수록 관리가 쉽고 다른 유형보다 피부 상태가 좋은 편이다. 남성은 OSNW(14.5%)가 가장 흔하며 유분이 있어 항산화작용을 하지만, 노화에는 취약한 유형이다.*** 본인의 BSTI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인터넷에서 문항을 찾아 응답해 볼 수 있으며, 유형에 따른 피부 관리 유의점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언제까지나 참고용이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하다.

 

보다 객관적인 분류 기준의 등장

 

BSTI는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주관적인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이후 다양한 생물물리학적 변수를 탑재한 측정기기들이 등장하였다. 대표적으로 TEWL(경피수분손실), pH, 수분, 유분기, 탄력, 색소침착 등의 변수가 활용된다. 본고에서는 이렇게 측정된 수치를 바탕으로 피부를 민감성’, ‘유분’, ‘수분’, ‘탄력’, 그리고 피부톤5가지 기준으로 나누는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해당 시스템에서는 각 수치에 따라 피부 장벽의 손상, 수분량 및 탄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어, 경피수분손실이 18.0g/m²/h보다 높거나 pH5.45보다 높으면 피부장벽이 손상되었다고 판단하여 민감성피부로 분류한다. 마찬가지로, ‘건성피부는 수분량이 47.17A.U.보다 낮을 때, ‘지성피부는 유분기가 70μg/cm²보다 높을 때, ‘느슨한피부는 탄성이 0.68E/mm보다 낮을 때로 정의된다.****

측정 기기를 활용하는 시스템은 BSTI와 달리 다양한 변수를 종합하여 피부 유형을 객관적으로 분류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성별, 나이, 그리고 인종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한계점도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매력인 사회에 살고 있다. <ARMS X 연세춘추> 해당 칼럼이 본인의 피부 유형에 대해 고민하던 독자에게는 한 가지 가능한 대답이 되었으면 하고, 그렇지 않은 독자에게는 스스로에 대해 새로운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SEVERANCE ARMS
글 김예림 (의학·20)
박지선 (간호·19)
박지원 (간호·20)

 

 

*Baumann L. Understanding and treating various skin types: the Baumann Skin Type Indicator. Dermatol Clin. 2008 Jul;26(3):359-73, vi.

**Ahn SK, Jun M, Bak H, Park BD, Hong SP, Lee SH, Kim SJ, Kim HJ, Song DH, Min PK, Goo JW, Kim TH, Oh CK, Chun SH, Lee S, Sung YO, Sohn IB, Ahn HJ, Park K. Baumann Skin Type in the Korean Female Population. Ann Dermatol. 2017 Oct;29(5):586-596.

***Lee YB, Ahn SK, Ahn GY, Bak H, Hong SP, Go EJ, Park CO, Lee SE, Lee WJ, Ko HC, Lee JB, Kim HJ, Park K, Lee SH, Song DH, Choi SY, Sung YO, Kim TH, Goo JW. Baumann Skin Type in the Korean Male Population. Ann Dermatol. 2019 Dec;31(6):621-630.

****Seo JI, Ham HI, Baek JH, Shin MK. An objective skin-type classification based on non-invasive biophysical parameter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22 Mar;36(3):44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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