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차장 이용으로 주차난 해결 방법을 모색하다

복잡한 시내에서 주차 공간을 찾아 헤매는 일이 허다합니다. 주차장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청년들 역시 '공유 주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주차 공간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도심의 주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TheY』가 직접 알아봤습니다.

가중되는 주차난
문제의 원인은
 

주차 문제는 늘어나는 자동차 수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우리나라의 올해 3분기 자동차 누적등록대수가 2천535만 6천 대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인구 약 2.03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4인 기준의 1가구당 2차량 시대가 온 것입니다. 늘어나는 차량 대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국내 주차난이 심각해졌습니다. 특히 서울특별시나 수도권의 대도시에서는 지방의 소도시보다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습니다.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김태완 교수는 "도심에서는 높은 지가, 과밀한 인구와 경제·사회 활동, 그리고 가용공간의 부족으로 주차장을 충분히 공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서울특별시 내 대학가나 자취촌 등에서 주차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오다함(24)씨는 "원룸촌에 거주하면서 이중주차로 갈등을 겪는 경우를 여러 번 목격했다"며 "놀러 온 친구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30분 넘게 배회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교수는 "다가구주택,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같은 경우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보다 전용면적에 따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차장 설치기준이 낮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불법주차로 인한 갈등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불법주차 갈등 민원은 지난 2010년 8천450건에서 2021년 314만 62건으로 10년 새 372배나 증가했습니다. 아파트·빌라 등 사유지 내 주차 갈등 민원 건수는 작년에만 2만 4천817건이 접수됐습니다. 162건에 불과했던 2010년과 비교하면 10년 새 주차 갈등 민원이 153배로 늘어난 것이죠. 박성우(22)씨는 "신촌에서 자취하면서 매일 같이 불법주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며 "전화번호도 없이 주차한 차들이 많아 연락도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주차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법주차 문제는 줄어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은진 기자의
공유주차장 애플리케이션 체험기
 

주차난 해결을 위해 공유주차장이 등장했습니다. 공유주차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됐습니다. 공유주차장이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 기자가 공유주차장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하고 있다.
▲ 기자가 공유주차장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실행하고 있다.

 

1. 공유주차장 예약하기

일산에 사는 기자는 원활한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공유주차장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주차 공간을 예약했습니다. 하루에 최대 8시간 예약이 가능했고, 일반 주차장과 공유주차장이 50개 이상 있었습니다. 기자는 신촌 자취촌 근방의 공유주차장을 30분 예약한 후 600원을 결제했습니다. 공유주차장 이용 시에는 부분 환불은 지원하지 않기에 결제 후 연장 기능을 이용하라는 안내가 있었습니다.

▲ 공유주차장에 대한 요금과 전반적인 안내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 공유주차장에 대한 요금과 전반적인 안내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2. 공유주차장 이용하기

예약 후 기자의 위치는 바로 포털 사이트 지도와 연동됐습니다. 기자는 주차장에 쉽게 도착했고, 이후 예약한 위치에 주차하고 30분간 업무를 보고 왔습니다. 기자는 꽤 많은 차량이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곳곳에 주차장 이용 안내 표지판이 배치돼 있고 바닥에는 숫자가 표시돼 있어 예약된 공간을 식별하기 편리했습니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 상에 표시된 숫자와 달라 확인하는 과정도 거쳐야 했습니다.

▲ 주차장에 순번대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의 모습
▲ 주차장에 순번대로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들의 모습

 

3. 공유주차장 체험 후기

대학가 주변의 주차난은 심각했습니다. 기자가 방문했던 연희동의 공유 주차 공간도 빼곡한 원룸 사이에 놓여 있었습니다. 가파른 골목과 좁은 도로 주변에 위치한 해당 공간이 유일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급한 용무가 있거나 낯선 지역에서 주차해야 할 때 저렴하게 이용하기 좋았습니다. 그러나 '600원쯤이야'라며 관리자가 부재한 상황을 틈타 불법주차가 이뤄질까 우려됩니다. 공유주차장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불법주차 문제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 연희동 제3거주자주차장 공유주차장 전경
▲ 연희동 제3거주자주차장 공유주차장 전경

 

모두가 만족하는
주차난 해결을 위해
 

주차난을 해결할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공공주차장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주택가의 주차장을 늘리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서진형 교수는 "주차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면적을 많이 확보해 공급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며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공주차장을 건립하거나 건축법 개정을 통해 새로 건축되는 건축물의 주차장 의무 면적을 확대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예컨대 구파발역 공공 환승 주차장의 경우 넓은 주차 공간을 5분당 100원의 저렴한 요금에 24시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공주차장이 늘어나면 주차 공간이 확보돼 불법주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차고지 증명제는 자신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차량을 구매하고 등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1월부터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확대 적용했습니다. 차마다 주차 자리가 배정되는 것이니 불법주차 예방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무리하게 도입하면 주차장 확보가 불가능한 도심지역 주택가를 중심으로 허위 신고와 위장전출 등의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서 교수는 "차고지 증명제를 일반 차량에 도입하면 차를 사고 싶은 사람이나 필요한 사람이 차를 못 사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차고지 증명제는 지자체별로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현재 제주도 시범사업 과정 및 결과를 모니터링해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거주차우선주차장 공유제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거주차우선주차장 공유제도는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배정받은 운전자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주차장이 필요한 이용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을 빌려주는 공유자들은 이용요금을 감면받거나 적립금이나 상품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받으며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내 손 안에 서울'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거주자우선주차장 20%가 공유되면 1조 2천억 원 이상의 주차장 신설 비용이 절약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주차장 부족의 원인 중 하나는 시간대별로 주차수요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주차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한정된 주차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자동차 통행량 증가로 주민의 불편함이 커지거나 공유자와 대여자 간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 교수는 "공유 주차에 따른 프라이버시 문제, 이해관계 및 보안 문제 등에 대하여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차난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여겨집니다. 부족한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유 주차 제도는 필요합니다. 이웃과의 갈등을 줄이고 모두 협력해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모두 주차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기대해봅니다.

 

 

글 서지안 기자
forjinuss@yonsei.ac.kr

사진 송지혜 기자
shd069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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