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뒤 보이는 경영 행보가 우려스럽다. 트위터 인수 직후 그는 임직원들의 근로환경 및 노동권에 대해 일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코로나19 이후 정착된 원격근무가 전격 금지되고 주 40시간 이상 근무가 강제되는 한편, 임직원 절반이 하룻밤 사이에 이메일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머스크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꼭 필요한 비상 경영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고로 인한 핵심 인력의 대량 유출,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노골적으로 촉구하는 트윗 등 머스크의 도발적 언행은 트위터의 전망을 오히려 어둡게 한다. 테슬라의 주가도 이 과정에서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머스크 리스크’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은 최고경영자의 돌출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트위터만의 문제가 아니다. 첨단 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급성장이 동반하는 사회적, 정치적 위험성을 잘 드러내는 하나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일 트위터 한국지사인 트위터코리아 직원 25%가 일방적으로 해고되었는데, 이는 한국 근로기준법 24조에 반하는 불법적인 일이다. 한 사회가 구축해 온 사회적, 제도적 합의가 글로벌 기업에 의해 일방적으로 무시되고 약화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에게 노동조합, 지역 사회, 국가 등 외부로부터의 사회적, 제도적 견제의 압력은 약화되는 반면, 최고경영자, 대주주 개인들의 자의적 취향과 선택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다. 

글로벌 테크 기업이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다. 이들이 제공하는 플랫폼은 시민들의 일상적 삶에 깊숙히 침투해 있으며 국가가 담당해야 할 공적 인프라들을 대체하고 있다. 민주주의 존립의 핵심인 여론 형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존재 기반인 빅데이터는 시민들의 일상을 바탕으로 축적된 공적 산물이지만 접근과 활용은 불투명하고 자의적이다. 글로벌 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와 이들의 사회·정치적인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지만 경영에 있어 공적인 의무와 책임성, 이를 위한 사회적 압력은 오히려 약해진 양상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공적 책임성을 높이는 사회적 압력과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들 기업이 스스로 책임의식을 가지고 공적 윤리와 규범에 맞는 윤리경영을 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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