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오늘날의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식단 관리 및 건강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사람들은 기쁨, 슬픔, 행복, 우울, 권태 등 다양한 감정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어지는 등의 이유로 일상기능이 저하되는 상태에 이르면 우리는 이를 정신 질환이라고 부른다. 임상적 의미의 우울은 지속적인 우울 증상, 전반적인 정신과 행동의 변화로 인해 사회 및 직업 기능이 영향을 받는 상태다. 우울증은 최근 들어 코로나 블루, 취업난, 학업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인들이 합쳐져 특히 20대에서 심상치 않은 증가율을 보인다. 실제 2022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대 우울 장애는 2017년부터 연평균 22.8%씩 증가해왔으며 2021년에 20대 우울증 환자가 전체 환자의 19%를 차지했다. 

 

뛰기는 정말 우울증에 
도움이 되나요?

 

현재 의학적으로 바라보는 우울증의 원인에는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사회학적 요인이 있다. 유전적 취약성 등 ‘생물학적 요인’과 생활 스트레스 등 ‘심리사회학적 요인’이 더해져 ‘생화학적인 변화’가 오며 이러한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울증이 발생한다.* ‘생화학적 변화’에는 모노아민(세로토닌, 도파민,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BDNF(뇌유래신경 영양인자), 면역세포 등의 변화가 있다. 대표적인 우울증 치료제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는 이런 모노아민의 농도를 올려줌으로써 약리학적 효과를 만든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뛰기를 하는 것으로도 효과적으로 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뛰기를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을 비교한 논문 결과에 따르면 뛰기를 한 사람들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감, 불안감, 스트레스를 적게 느꼈다.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지 않고,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뛰기 전후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러닝 이후에 사람들의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감이 호전되는 등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개선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아직 이런 효과를 가져오는 명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산소 운동이 단기적으로는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우울증 완화에 기여한다는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현재도 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내 뛰기와 야외 뛰기, 
차이가 있을까요?

 

뛰기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실제로 이를 몸소 경험한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뛰기를 하는 방식에 따른 효과의 차이가 있을까? 즉, 어디서 뛰기를 하는지, 언제 러닝을 하는지에 따라 정신건강 개선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 뛰기가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임상적 사실을 알아보았으니 이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뛰기’가 정신건강을 위해 권장될지 알아보고자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뛰기를 하려할 때 우리에게는 2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바로 ‘실내 뛰기’와 ‘야외 뛰기’이다. 정신건강 증진 측면에서 보았을 때, ‘실내 뛰기’와 ‘야외 뛰기’ 중 어떤 것이 보다 유익할까? 우선, ‘뛰기’과 비슷한 ‘걷기’(우리가 흔히 말하는 ‘산책’)의 경우, 그 결과가 확실한 편이다. 야외 걷기와 실내 걷기를 비교했을 때는, 야외에서 걷는 것을 즐긴 사람들의 자존감, 주관적인 활력 등이 보다 높게 측정됐다. 또한, 좌절감, 우울감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야외에서 걷기를 한 사람들이  실내에서 걷기를 한 사람보다 더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해당 결과를 담고 있는 리뷰 논문에서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내용은, 야외 걷기를 한 사람들이 실내 걷기를 한 사람들에 비해 ‘걷기’ 그 자체로부터 즐거움을 더 많이 느껴 다시 걷기를 희망했다는 것이다.

실내와 실외의 비교를 확실하게 ‘러닝’으로 한정한 연구를 기준으로 하면, 야외 뛰기와 실내 뛰기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한 논문에서는 야외 뛰기를 즐긴 사람들이 실내 뛰기를 즐긴 사람들보다 우울, 근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더 적게 느꼈다. 요약하자면, 뛰기와 비슷한 걷기의 경우 실외 걷기가 실내 걷기 보다 정신건강에 더 유익하다는 결과가 확실히 우세하며, 뛰기로 한정했을 때는 야외와 실내 뛰기가 비슷하거나 야외 러닝이 조금 더 좋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정신건강 증진의 측면에서는 실내 활동보다 야외 활동이 보다 권장된다고 말할 수 있다.****

 

너무 바쁜데 
뛰기를 언제 해야 하죠?

 

뛰기는 다른 운동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학교 수업 등 바쁜 일상에 치여 아침 이른 시간, 혹은 일정이 마무리된 이후 저녁에 뛰기를 하고는 한다. 그런데 혹시 달리는 시간에 따라 뛰기가 우리의 우울감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지지는 않을까? 아침과 저녁 뛰기를 하는 것에 어떤 차이가 존재할까.

준비운동과 30분의 뛰기로 구성된 1시간의 운동 프로그램을 12주간 오전 8시에 진행한 그룹과 오후 6시에 진행한 그룹에서, 우울감의 척도로써 사용되는 BDI와 우울감, 피로감, 긴장감 등이 포함된 복합적인 감정 척도인 TMD의 수치를 연구 전과 후 각각 측정했다. 두 집단 모두에서 운동을 진행하기 전에 비해 BDI와 TMD 수치가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고, 우울증과 관련 있는 BDNF와 면역 세포의 수치가 즉각적으로 개선됐지만, 두 그룹 간 차이는 유의미한 결과값을 보이지 않았다.***** 즉, 러닝을 통해 우울감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일정에 따라 뛰기를 하면 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결론

 

일상에 지치고 무기력감을 느꼈던 당신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뛰기가 우울감을 완화하는 명확한 기작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연구들이 뛰기가 정신 건강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 사람마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는 각자만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벼운 뛰기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안철우(의학·19)
이재형(경제·16)
홍상우(의예·21)

 

 

* Lima-Ojeda JM, Rupprecht R, Baghai TC. Neurobiology of depression: A neurodevelopmental approach. World J Biol Psychiatry. 2018 Aug;19(5):349-359. doi: 10.1080/15622975.2017.1289240. Epub 2017 Mar 3. PMID: 28155577.
** Oswald F, Campbell J, Williamson C, Richards J, Kelly P. A Scoping Review of the Relationship between Running and Mental Health.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 Ross RE, VanDerwerker CJ, Saladin ME, Gregory CM. The role of exercise in the treatment of depression: biological underpinnings and clinical outcomes. Mol Psychiatry.
**** Thompson Coon J, Boddy K, Stein K, Whear R, Barton J, Depledge MH. Does participating in physical activity in outdoor natural environments have a greater effect on physical and mental wellbeing than physical activity indoors? A systematic review. Environ Sci Technol. 
***** Irandoust K, Taheri M, Chtourou H, Nikolaidis PT, Rosemann T, Knechtle B. Effect of Time-of-Day-Exercise in Group Settings on Level of Mood and Depression of Former Elite Male Athletes.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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