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SPC 계열사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직원이 샌드위치소스 배합기계에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회사는 재해가 발생한 기계를 천으로 덮고, 다른 직원에게 일을 계속하라고 시키며, 사망한 직원의 장례식장에 SPC 자사의 빵을 놓는 등 고인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는 처사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해당 사건으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고 있는 SPC 계열사 직원이 근로감독관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감독계획서를 무단 촬영, 배포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사고에 대한 기업의 태도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으며 ‘SPC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결과적으로 SPC그룹 대표 상품 중 하나인 SPC 삼립의 포켓몬빵 매출과 파리바게트 매출이 10~30% 감소하였다. 

노동현장에서 우리의 노동자가 인재로 인한 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서울 구의역에서는 노동자가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하다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 끼임 사고를 당했고, 이후 지난 7월엔 경춘선 중랑역에서 선로를 점검하던 시설관리 노동자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등 .기업이 노동자 안전 관련 주의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생기는 인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을 시행하여 사용자의 의무 조치를 강화했지만 이후에도 유사한 사고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자본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기업은 사회적의무를 다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행복을 극대화하는데 힘써야 한다. 기업도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 존재하는 수단이다. 주객이 전도되어 사람이 도구화되고, 오히려 인간의 삶을 불행한 처지로 몰리게 한다면 올바른 기업이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경영에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은 기계와 같은 소모품이 아니며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사람에 대한 가치와 존엄성을 회복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모두의 적절한 행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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