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 나태주의 11_강하영 에디터

 

올해도 한 해의 끝자락, 11월이 다가왔다. 여러 가지 연말 행사로 바쁜 12월과 달리 11월에는 공허함이 있다. 다가올 날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난날에 대한 미련이 더 크다.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기대와 아쉬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대들에게 나태주의 시 11을 전한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시인의 말대로 낮보다는 밤이 조금 더 긴 요즘이다. 추운 날씨만큼 마음도 시려온다. 남은 겨울을 뜨겁게 데울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랑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11월에는 더 뜨겁게 사랑하자. 후회 없이 사랑하자. 그 대상이 자신이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그 누가 됐든 말이다.

 

 

music |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_송혜인 에디터

 

우리는 매 순간 다양한 위기에 봉착한다. 위기 상황은 나를 스스로 사랑하고 있지 않을 때 더욱 극대화된다. 이렇듯 마음이 가난해지면 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고만 생각한다. 부정적인 생각만 떠올리는 밤의 그대에게 에디터가 추천한다.

 

작은 두려움 아래 천천히 두 눈을 뜨면
세상은 그렇게 모든 순간 내게로 와 눈부신 선물이 되고
숱하게 의심하던 나는 그제야 나에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하지 않아
...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부정적인 생각만 떠오르는 밤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노래에서는 변화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에서 벗어나,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들을 직면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을 피하지 않고 한 번만 마주하는 건 어떨까. 다시 힘든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더 수월하게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 싸워보자.

 

 

performance | 연극 복길잡화점_한주현 에디터

 

실로 완벽한 연극이었다
감수성 터지고 배꼽 빠지고 갑니다

 

일본에 책 나미야 잡화점이 있다면, 한국에는 연극 복길잡화점이 있다. 30년간 우직하게 복길잡화점을 운영하다가 아내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된 주인공은 아들 그리고 손녀와 함께 과거로 돌아가 아내의 지워진 기억을 찾아주려 한다. 관람평 4.93점에 달하는 연극 복길잡화점은 재미와 감동을 넘어 가족 간의 변하지 않는 진한 사랑을 보여준다.

동네 잡화점은 흔하지만,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점에서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복길잡화점또한 치매라는 흔한 소재를 다뤘다. 그러나 연극을 관람하는 누군가에게는 잠들기 전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안부를 물을 기회를 제공한다.

복길잡화점은 오는 114일부터 202311일까지 대학로 해오름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이 만들어내는 기적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올 겨울을 장식할 최고의 선물이 될지 모른다.

 

 

hot place |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 _서지안 에디터

 

가을 끝자락에 핑크로 물든 동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온 사방이 핑크뮬리로 가득한 신소양체육공원이다. 신소양체육공원은 경상남도 합천군에 있다. 파스텔로 물들인 듯한 이곳은 매년 가을, 모든 연인에게 사랑받는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다.

 

분홍색 솜사탕 같은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곳곳이 포토존으로 가득 차 있다. 핑크뮬리의 핑크빛으로 물든 갈대밭에서 가을의 선선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푸른 하늘과 핑크빛 갈대가 대비돼 더욱 극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신소양체육공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는 9월에서 11월 사이에 찾으면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상시 개방돼 언제나 관람할 수 있으며 반려견도 동반할 수 있다. 핑크뮬리의 꽃말은 고백이다. 11, 가을의 끝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핑크뮬리의 분위기에 파묻혀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서지안 기자
forjinuss@yonsei.ac.kr
강하영 기자
kang_hayeong@yonsei.ac.kr
송혜인 기자
hisongs@yonsei.ac.kr
한주현 기자
coana143@yonsei.ac.kr

<자료사진 yes24 벅스 인터파크 대한민국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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