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유튜브를 넘나드는 SBS 조성원 기자를 만나다

SBS 조성원 기자는 28년간 기자로 근무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뉴스 비즈니스 산업을 정면으로 맞이해왔다. 그는 현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에서 대중문화와문화산업을 강의하고 있다. 기자와 뉴미디어 콘텐츠 비디오머그제작자, 그리고 교수를 겸임하며 겪은 생생한 경험과 앞으로의 뉴스 콘텐츠 시장의 모습에 관해 조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연세대 새내기에서
강단에 오르기까지

 

목동 SBS에서 만난 조 기자는 환한 웃음을 보이며 자신이 신문방송학과 88학번 동문이며 학내 언론사 YBS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그에게 연세대에 대한 기억은 흩날리던 최루탄과 시위 현장이 전부였다. 그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당시 선배들이 이한열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입학 후 들어간 YBS에서의 활동 또한 시대의 풍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수습기자 때부터 매일 시위 현장을 취재하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길렀다. 그는 당시 경험을 통해 비판이 변화를 이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기자가 된 계기를 설명했다.

28년 차 베테랑 기자는 또 다른 도전을 했다. ‘대중문화와문화산업강의로 올해 처음 연세대 강단에 오른 것이다. 이 강의에서 조 기자는 기자 생활하는 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대중문화에 대한 통찰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그는 모든 콘텐츠는 사람을 연구한다며 문화 콘텐츠와 사람의 깊은 연관성을 설명했다. 대중문화 소비 형태는 개인의 상태와 생각, 그리고 욕망을 대변한다. 따라서 그는 우리 사회의 욕망과 흐름을 바라보려면 문화 콘텐츠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사람을 깊게 이해하고 특별한 시각을 갖는 것은 콘텐츠 제작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가령 세상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 하나는 큰 이윤을 얻게 할 정도로 큰 파급력을 지닐 수 있다.

강의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조 기자가 학생들에게 가장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그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특별한 관심사와 시각을 찾아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금 관심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한번 무작정 파고들어 보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이해하려는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생각이 드러나는 답변이었다. 이어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좋아하던 것들은 50살 먹어도 크게 변하지 않더라며 경험담을 덧붙였다.

 

커지는 뉴미디어 세계 속
뉴스 콘텐츠의 미래는?

 

조 기자는 TV 방송과 같은 전통 미디어부터 뉴미디어인 유튜브까지를 모두 지나왔다. 그는 지난 2019년까지 SBS 경제부장으로 활동한 뒤 유튜브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비디오머그로 넘어갔다. 2020년 유튜브는 전체 구독자 수가 전년 대비 67.92%p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그의 직감대로였다. 비디오머그채널 또한 구독자 118만 명, 누적 조회수 19억 뷰를 기록했다. 그는 앞으로도 유튜브 속 뉴스 미디어 사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기에 충분히 수익성이 있다며 뉴스 미디어 시장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봤다.

매체 특성상 유튜브는 사건의 맥락을 담아내기에 유리하다. 유튜브는 전통적인 미디어 매체와 달리 시간과 분량의 제한이 없어 영상 길이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고, 영상 업데이트의 시기를 유동적으로 정할 수 있다. 앞으로 뉴스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볼 때 유리한 위치에 있다. 조 기자는 사람들은 사건의 발생뿐만 아니라 그 맥락을 함께 궁금해한다며 뉴스를 제작할 때 사건을 둘러싼 배후와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 그리고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조사하는 작업이 중요해지는 이유를 제시했다.

또한, 대중이 사건의 맥락에 관심을 갖는 현상은 뉴스 콘텐츠의 다른 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맥락을 잘 담아내기만 한다면 30분 이상 긴 호흡의 영상이나 방송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앵커와 비교적 오랜 시간 대화하는 구성도 큰 호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를 수직으로 깊게, 전문적으로 다루는 버티컬(vertical) 저널리즘도 뉴스 비즈니스 산업에서 더욱 중요하게 발돋움하고 있다. 조 기자는 평범한 것은 모두가 다 할 수 있기에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버티컬 저널리즘이 갖는 의미를 전했다. 브랜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재치 있는 편집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MBC소비더머니와 최근 한겨레가 네이버 플랫폼에 올려 호응을 얻어낸 블록체인 채널이 좋은 예시다. 이 채널들은 새로운 뉴스 미디어 매체에서 특정 이슈를 버티컬하게 파고들며 기존 언론과 문법의 차별화를 꾀했다.

버티컬 저널리즘은 언론이 문제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함께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조 기자의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8뉴스부장으로 활동할 당시 후배들에게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매일 변하는 이슈는 발 빠르게 보도돼야 한다. 그는 뉴스를 제작할 때 대중에게 전달할 대안과 쟁점에 관한 메시지를 깊게 고민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이 작업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말한다.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고 고민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탓이다. 그는 해답을 다루는 저널리즘이 빠르게 지나가는 보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은 씁쓸한 한계라고 전했다. 다양한 정체성의 목소리가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는 시류 속에서 문제를 둘러싼 쟁점과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뉴스는 더욱 필요하다.

 

오늘날의 뉴스는 TV와 지면을 비롯한 전통매체와 더불어 각종 영상 플랫폼을 넘나들며 가벼워진 무게로 대중에게 가닿는다. 또한, 문제의 사안을 더욱 깊이 파고들고 해답을 모색하며 어느 때보다도 묵직한 이야기를 다뤄야 한다는 책무를 갖기도 한다. 조 기자가 전한 생생한 뉴스 콘텐츠 시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직한 이야기들을 더 가벼이, 더 멀리 전달하는 좋은 뉴스의 모습을 그려본다.

 

 

글 유동기 수습기자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본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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