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오늘날의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운동, 식단 관리 및 건강 관련 지식들을 전달하고자 설립된 우리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학술회다.

 

매일 보는 거울 속 내 모습이, 오늘따라 낯설다. 바지가 유난히 꽉 맞고, 항상 넣던 시계줄 자리가 답답하다. 강의실로 향하는 버스에 앉아, 핸드폰을 열고 저탄고지’, ‘아이유 식단등을 검색한다. 배달어플을 열어 통밀 식빵, 단호박, 다크 초콜릿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다이어트 = 식단이 공식이 된 우리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무엇부터 식탁에서 빠져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국수, , 밥 등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단당류인 포도당(glucose)으로 분해되며, 체내에 글리코겐(glycogen)의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신체에 저장될 수 있는 탄수화물의 양이 가득 차면, 남은 양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지방조직에 저장된다. 우리는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GI가 낮은 범주의 식품들로 장바구니를 채워왔다. 여러 매체를 통해 높은 GI 식품은 건강에 해로우며 체중 감소 시 낮은 GI 식품을 선택하자를 학습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다이어터에게 음식은 금기시되어야 하나. 식단을 시작하면 GI가 낮은 범주의 음식을 더 많이 먹고, GI가 높은 범주에서는 적게 먹는게 정답인가. GI가 무엇인지, '다이어트 중 백미 금지'는 참인지,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보자. 

 

 

GI는 체중 감소에 정말영향을 미치나요?

 

그렇다면 GI의 정확한 의미부터 알아보자. 혈당지수(Glycemic Index, 이하 GI)는 식후 혈당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식품을 분류한 기준으로, 해당 식품을 섭취한 지 2시간 후 혈당 수치의 상대적 상승 정도를 나타낸다. GI가 낮은 음식은 혈당 수치를 천천히 꾸준히 증가시키며, 반대로 GI가 높은 음식은 혈당 수치를 빠르게 상승시킨다. GI0에서 10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GI55 이하인 식품은 GI가 낮은 식품, 70 이상이면 GI가 높은 식품, 56~69인 경우 중간 범위로 분류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높은 GI의 백미밥, 흰 빵을 먹으면 더 쉽게 살이 찔까? 기존 가설인 비만의 탄수화물-인슐린 모델에 의하면 GI가 높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혈당을 낮추고 포도당을 세포에 흡수하여 저장하는 호르몬; 인슐린 분비가 더욱 증가되고, 이는 체지방의 저장을 촉진하여 과체중을 유발한다고 해당 가설에서 주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건강 매체에서는 GI가 낮은 식단의 이점을 극찬하며, GI가 높은 식품을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현재는 다양한 연구에서 탄수화물-인슐린 모델과 비만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다고 밝히고 있다. 식후 인슐린 증가는 높은 GI 식사 후에 더 높아지지만, 대부분 연구에서는 공복 인슐린 농도를 줄이는 데 낮은 GI 식이가 높은 GI 식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GI와 체중 감소 간의 연관성을 비교하기 위해, 코호트 집단에서 평균 GI 가 낮은 식단을 한 그룹과 높은 식단을 한 그룹 간의 BMI를 비교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했다. 결과적으로 높은 GI 그룹과 낮은 GI 그룹 간에 유의미한 BMI 차이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다수 연구에서 높은 GI 그룹과 낮은 GI 그룹의 평균 BMI가 차이가 나지 않거나, 높은 GI 그룹의 평균 BMI가 낮게 나타났다. 다만 예외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 혈당 조절 능력이 정상인 성인에서 식단 평균 GI20 이상 차이나는 경우, 낮은 GI 식단을 한 그룹이 높은 GI 식단 그룹에 비해 체중 감량에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결론적으로, 현재로서는 체중 감소에 낮은 GI 식단이 높은 GI 식단보다 우수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며, GI는 비만 예방에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높은 GI를 피해야 하는 사람이 있나요?

 

GI 고려가 체중 감소에 필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높은 GI 식단을 반드시 지양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까? 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높은 GI를 피해야한다. 2형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분비되는 인슐린에 저항성이 생기며 만성적인 고혈당이 유지되는 질환으로,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당뇨병에 대한 직관적 예시로, 평균 GI 48GI 76의 식단을 각각 유지하는 사람을 비교했을 때, GI 76의 식단을 먹는 사람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최대 90% 증가하는 상관관계를 보이는 연구 결과를 보였다.**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데, 고혈당은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동맥경화증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높은 GI로 식단을 장기간 유지한 경우, 심혈관 문제 혹은 사망을 유발할 가능성이 심혈관 환자와 건강한 일반인 모두에게 증가하는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의할 점은 해당 결과를 보인 연구들은 모두 높은 GI와 질환 발생의 위험도 간의 상관관계만을 보였을 뿐이며, 모두 GI보다는 식단의 영양 성분 구성이나 식사량이 체중 관리 및 질환과 더 큰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상당수의 연구들은 높은 GI와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의 존재에 대한 증거가 아직은 불충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해당 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존재하는 경우 높은 GI를 경계해야 하나, 일반인의 경우 건강한 일반식을 유지한다면 GI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으며 식단의 영양소 배분과 식사량, 운동 여부 등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론

 

다이어트 식단 중 백미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었길 바란다. 결국 다이어트는 직관적인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인의 경우 개인의 대사량 대비 칼로리 섭취량, ‘탄단지구성, 운동; 세 가지가 체중 조절에 중요하며, 체중 감소에 낮은 GI 식단이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다만 본문에서 살펴본 것처럼 높은 GI 식단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당뇨,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발생 위험도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은 우리가 알아두어야 할 연구 결과이다. 체중 감소만이 목적이라면 쌀밥, 떡을 멀리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그러나 신체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다이어트가 일상이자 문화인 오늘날 식사의 패러다임은 못 먹고 사는 삶에서 안 먹고 사는 삶으로 전환되었다. 이 칼럼을 읽는 여러분 모두 안 먹는 삶이 아닌 적당하고 올바르게 먹는 식사를 하기를 바란다.

 

 

SEVERANCE ARMS
노승현(의학·17)
박지원(간호·20)
장규원(의학·20)

 

 

 

참고문헌

*Gaesser, Jones, Angadi. Perspective: Does Glycemic Index Matter for Weight Loss and Obesity Prevention? Examination of the Evidence on "Fast" Compared with "Slow" Carbs. n.p.: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n.d. 2076-2084 p.

**Jennie, Anette. The Relationship between Glycemic Index and Health. n.p.: Nutrients.

***Jenkins, D., Dehghan, M., Mente, A. et al. Glycemic Index, Glycemic Load, and Cardiovascular Disease and Mortality. n.p.: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d. 13121322 p.

****Vega-López, S., Venn, B. J., & Slavin, J. L. Relevance of the Glycemic Index and Glycemic Load for Body Weight, Diabetes, and Cardiovascular Disease. n.p.: Nutrients; n.d. 10(10), 1361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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