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호로 재정난에 맞선 정세윤 전 편집국장을 만나다

대학신문사의 위기 한가운데에는 재정난 문제가 있다. 지난 2013년, 연세춘추비가 선택납부제로 전환되면서 연세춘추의 예산 역시 대폭 삭감됐다. 당시 백지호 발행까지 감행하며 연세춘추의 재정난을 고민했던 전 편집국장을 정세윤(문화인류·11)씨를 만나봤다.

 

Q. 지난 2013년, 연세춘추비가 선택납부제로 전환되면서 연세춘추 운영 예산이 감소했다. 당시 편집국장으로서 어떻게 대응했나.

A. 당시 운영 예산 삭감은 일방적인 통보였다. 연세춘추는 학교 및 교수님들과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자 했으나 쉽지 않았다. 우리는 부당함에 대해 묵인할 수 없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3월 11일, 1면을 백지로 둔 일명 ‘백지호’를 발행했다.

 

Q. 학교 당국은 예산 삭감의 근거로 연세춘추의 방만한 운영과 신문의 질적 저하를 지적했다. 

A. 방만한 운영이라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신문사 내 조판 인력도 존재하지 않아 부장과 편집국장이 직접 신문을 조판하고, 최종 인쇄까지 책임졌으니 말이다. 신문의 질적 저하 역시 동의할 수 없었다. 당시 연세춘추는 홍보성 기사를 최소화하고, 학내에 중요한 논제를 골고루 다루고자 노력했다. 청소노동자 파업부터 아카라카까지 연세춘추의 발길이 닿지 않은 현장은 없었다.

 

Q. 지난 2014년 작성한 글 ‘대학 학보사, 독립 언론의 길을 제안하다’에서 대학신문 재정 독립에 대해 언급했다.

A. 대학신문사의 독립은 매우 이상적이다. 필요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학에서 운영 재량권을 조금 더 보장해준다면 여러 수익모델을 실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Q. 지난 2013년 연세춘추는 지면과 웹 발행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보나.

A. 지면 발행은 신문사가 고정적인 광고 수익을 벌 수 있는 수단이다. 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않는 이상 지면 발행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미 웹으로 기사를 접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독자와의 소통 측면에서는 웹 발행에 더 힘을 줘야 한다. 따라서 두 방법 모두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Q. 우리대학교 공식언론사로서 연세춘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A. 편집국장으로 역임하던 때부터 연세춘추는 우리대학교의 공기(公器)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계적인 균형보다는 실질적인 균형이 중요한 만큼, 연세춘추는 소외된 구성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

 

 

글 강하영 기자
kang_hayeong@yonsei.ac.kr
송혜인 기자
hisongs@yonsei.ac.kr
장호진 기자
bodo_ugogir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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