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를 만나다

농촌이 청년들의 새로운 도전의 무대가 됐다. 청년들은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역 농가를 방문해 농업인들을 컨설팅하고 상생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있다. 지역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특산물과 농가를 부흥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농업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를 만나봤다.

 

 

자기소개와 ‘더루트컴퍼니’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더루트컴퍼니 대표 김지우다. 더루트컴퍼니는 강릉을 기반으로 한 농식품 임팩트 비즈니스* 스타트업이다. 지역 농가들의 농식품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농가를 컨설팅해 질 높은 감자를 만드는 것을 돕고 수매한 감자를 자체 플랫폼 및 타 B2B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더루트컴퍼니를 설립한 계기가 무엇인가.

농업과 농가들이 마주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했다. 농업은 고령화가 뚜렷한 산업이다. 농업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은 46.6%에 달한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처럼 과거 우리 사회는 농업 중심 사회였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농업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농업 고령인구 비율 증가와 농촌 인구 감소 문제, 불안정한 농업 소득은 피해 갈 수 없는 문제가 됐다. 이에 현장에서 농업인과 농가의 문제를 함께 바라보고, 농업과 농식품 분야의 생산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강릉 시내에 ‘감자유원지(포테이토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감자유원지는 강릉의 식문화를 제안하는 그로서란트**. 다양한 농식품을 활용한 가공식품과 농업 콘텐츠 그리고 F&B 키친을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다. 강원도의 대표 작물인 감자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감자와 로컬 푸드를 활용한 다양한 식경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최근 못난이 감자를 업사이클링한 감자칩인 ‘포파칩’을 출시했다.

포파칩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감자를 이용해 만든 감자칩이다. 매년 감자 재배와 유통 과정에서 버려지는 못난이 감자가 약 30% 정도에 달한다. 이 감자는 폐기 과정에서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든다. 농산물이 부패하면서 메탄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환경 문제도 야기한다. 못난이 감자 처리 비용을 농가들의 수익으로 바꾸고자 출시했다. 우리는 못난이 감자를 모두 수매해 가공하고 상품화한다. 더불어 30년간 감자칩 연구를 해 온 전문가가 제품 개발에 참여해 감자칩의 맛과 식감 등을 개선했다. 포파칩은 기존 감자칩에 비해 약 5배 정도 두꺼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바삭함도 오래가고 감자의 풍미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감자의 불량 종자를 잡아내고 있다고.

감자 재배 준비단계에서 식용감자가 씨감자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다. 불량 종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식용감자는 진딧물에 의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들이 많다. 바이러스 병이 발생하면 감자 농가는 결국 농사를 망치게 된다.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국내 1호의 씨감자 명인의 정품 종자를 사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고령화된 농가를 도와주는 방법은 무엇인가.

고령화된 농가 대다수는 수확량이 불안정하다. 새로운 정보와 기술 습득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재배 기술 모듈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작물이 자라나는 주기에 맞춰 농가를 직접 돌며 재배 현황을 체크한다. ‘모듈형 재배 관리’를 통해 산지나 농가별로 최적화된 재배 관리를 진행한다. 지난 2021년부터 더루트컴퍼니와 함께 한 파트너 농가들의 수익이 매년 약 20% 이상 증가했다.

 

이 외에도 농촌 사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는가.

지역 농가들의 소득 불안정 문제다. 1차 생산자들이 좋은 품질의 농식품을 생산하더라도 유통 과정이나 도매 시장의 구조 때문에 제값을 받기 어렵다. 대형 농산물 도매 법인이 유통 시스템 안에서 독점 지위를 가지기 때문이다. 지역 농가는 판로 개척이 어려워 도매시장에 납품할 수밖에 없다. 감자의 밸류체인***을 관리하면서 농업인들의 소득을 안정화하고자 한다. 결국 건강한 1차 생산자들의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이를 통해 모두의 식탁도 더 안전하고 맛있어질 것이다.

 

농업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최근 몇 년간 농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생활에 근간을 두기 때문에 규모도 매우 크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은 기술 농업에만 집중돼 있다. 재배 농업은 여전히 외면받는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농업 스타트업이 필요하다. 좋은 실행력과 비전을 가진 청년들이 농업과 농식품 분야에서 기회를 찾길 바란다. 지역 가치와 더불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응원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농식품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싶다. 판매와 유통이 활발해질수록 더루트컴퍼니의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강원도 감자와 관련한 다양한 농식품을 선보일 것이다. 국내에는 현재 약 55종 정도의 감자가 출원됐다. 그러나 소비자 대부분은 소수의 한두 품종만을 접한다. 매력적인 품종의 감자들을 소개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못난이 감자를 활용한 다양한 식품군을 계속 출품할 예정이다. 농업회사법인 ‘왕산종묘’와 함께 출원해 품종보호등록을 받는 ‘왕산’ 품종을 활용한 프리미엄농식품 제품의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더루트컴퍼니는 올바른 종자 육성부터 유통, 지역 농가들의 안정적인 소득과 매출 확대를 돕는다. 농가와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비즈니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생태계를 꿈꾸고 모두의 안전한 밥상을 지키고자 도전하는 모습을 응원한다.

 

 

글 서지안 기자
forjinuss@yonsei.ac.kr

<사진 본인제공>

 

* 임팩트 비즈니스: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정의하고 해결하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을 비즈니스로 실행하는 것
** 그로서란트: 식료품점 그로서리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신개념 식문화 공간
*** 밸류체인: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과 판매, 폐기 등 전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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