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0시를 기준으로 윤석열 정부 시대가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예전의 선거들과 다르게 매우 치열하게 진행됐고 윤석열 대통령 후보자는 선거에서 진땀을 흘리며 안철수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를 통해 겨우 승리할 수 있었다. 보통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면 진 측은 일정 기간 동안 패배를 인정하고 새로 출범하는 정권이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상례인데, 예년과는 다르게 대통령 선거 후 연이어 시작된 지방선거 일정으로 여야간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씨의 국회 인준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정치권의 이런 대립은 6월 1일 지방선거까지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일정을 고려하여 윤석열 정부는 지방선거 이후 정국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큰 틀을 잡아야 한다. 먼저, 윤석열 정부는 국민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편’의 목소리를 증폭시켜야 하지만 선거 후에는 ‘모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전 정권에서 이룩한 것을 무너뜨리는데 관심을 두지 말고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세울 것인지 ‘모든 국민’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지 말고 5년의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선별 작업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루어져야 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된 지금 결과물은 그다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앞으로 장관이 모두 임명되면 다시 한번 국정과제 등의 정리가 이루어지겠지만 백화점식의 정책나열이 아닌 윤석열 정부가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주제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재를 두루 등용해야 한다. 선거에는 반드시 논공행상이 따라야 하지만 그러한 논공행상이 주요 요직일 필요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 제시된 장관들의 면면은 그에 따르지 못하는 듯 보인다. 여전히 많은 인사가 남아있다. 정부의 일을 맡을 사람들은 ‘모든 국민’ 중 능력과 공공봉사의 동기가 남다른 인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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