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게 세상을 혼돈의 도가니에 몰아넣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의 유행이 서서히 끝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하루 수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1~2년 전과 비교하면 새로운 환자 발생이 훨씬 많다. 다만 이제는 집단면역이 거의 형성된 상황이므로 환자수는 계속해서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 기대되고, 코로나19가 발생한다 해도 전반적으로 증상이 전보다 약화된 상태이므로 공포감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2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환자수 대비 치명률과 인구 대비 치명률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대처를 잘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소규모 자영업을 하던 분들이 큰 타격을 입고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는 등 취약계층에게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인생에 큰 상처로 남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듯이 사람들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스포츠 경기장이나 관광지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유흥가에도 사람들이 늘어나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 주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긴 취약계층이 존재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은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상흔을 남겨 주었다. 아무 대책도 없이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활수단이라 할 수 있는 소규모 자영업을 포기해야 했던 분들에게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의욕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취업전선에 들어서야 할 젊은 세대들은 기회를 박탈당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서비스 업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비정규직 대면 종사자들도 크게 줄어들었다. 노동시장에 신규로 진입해야 할 젊은이들이 진입기회를 잃거나 불안정한 고용상태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지만 그동안의 스트레스로 인해 위축된 젊은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또 노인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은퇴한 노인들에게도 사회생활은 정신 건강에 중요한 요소지만 문화센터와 노인정 등이 문을 닫음으로써 모일 기회가 박탈당했고, 여러 제약 조건으로 인해 가족 행사도 최소화하면서 자존감이 줄어들기 쉬운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홀로 사는 노인들의 정신 건강은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긴 이들이 일상 회복과 함께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대책을 마련해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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