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e스포츠 동아리를 만나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게임과 e스포츠를 향한 관심이 증가했다. 실내 여가 활동 시간이 늘어나며 다양한 연령층에서 게임 이용자가 늘어났고, 비대면 경기가 가능한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가 리그를 중단하는 중에도 계속되며 그 인기를 이어갔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e스포츠 선수들이 꾸준히 배출되고 글로벌 시청자 수가 증가하면서 한국 e스포츠 문화는 또 다른 한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내에서도 건전한 e스포츠 문화 구축과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 형성을 위해 힘쓰는 이들이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어느새 e스포츠의 대중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 e스포츠는 어떤 모습일까. 연세대 e스포츠 문화기획 동아리 '연겜', 건국대 e스포츠 동아리 '쿠찌', 중앙대 e스포츠 동아리 '프라메'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세대 e스포츠 동아리 '연겜',
e스포츠 대회 기획에 앞장서다

 

Q.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연겜은 인문학적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보고 콘텐츠를 즐기는 연세대 e스포츠 동아리다. 다양한 e스포츠 행사를 기획해 연세대 내외에 올바른 e스포츠 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

Q. 연겜의 활동이 궁금하다.

A. 내부 활동으로는 게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분석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겜독', 다양한 게임을 운동회 형식으로 기획해 즐기는 대회 '조겜대', e스포츠분야의 현업 종사자분들을 모셔서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는 연사 초청 활동 등이 있다. 외부 활동으로는 교내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회인 '연챔스', 고려대 게임 동아리 '디럭스'와 협업해 진행하는 '사이버 연고전' 등을 주최하고 있다.

Q. 사이버 연고전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A. 사이버 연고전은 고려대 게임동아리 '디럭스'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로 정기 연고전 시기에 진행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 종목을 정한 후 양측 대표팀이 경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교별 대표팀은 교내 선발전을 통해 선발된다. 이후 대표팀과의 인터뷰 혹은 트래쉬 토크**를 진행해 행사를 홍보한다. 해설자 또한 학내에서 모집하며, 학생해설로 경기를 중계한다.

Q.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음에도 스포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이 존재한다.

A. e스포츠는 새로운 문화인만큼 이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이 보이는 반감과 부정적인 여론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청년층에서는 e스포츠를 다른 스포츠 경기와 동등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e스포츠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다른 메이저 스포츠 종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게임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을 통해 e스포츠만의 특색 있는 문화가 공고히 자리 잡는다면 더 많은 이들의 인식 개선을 불러올 것이라 기대한다.

Q. e스포츠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A.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문화의 주도자라는 책임감을 갖고 건강한 e스포츠 문화 형성에 이바지하길 바란다. 게임과 e스포츠는 그 주체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연겜도 건전한 게임과 e스포츠 문화 형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건국대 e스포츠 동아리 '쿠찌',
프로 구단과의 협약을 시작하다

 

Q.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쿠찌는 건국대 e스포츠 동아리다. 모든 게이머가 연대해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전파하는 것이 목표다.

Q. 지난 2021년 8월 농심 레드포스 구단이 진행하는 NS University 프로젝트에 선정돼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구단과의 협업을 통한 동아리 내 변화가 있었는가.

A. NS University 프로젝트는 대학 e스포츠 동아리 지원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기획들이 가능해지면서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이전보다 체계적인 기획이 가능해져 행사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동아리 내부에서 진행하던 활동을 타 학교, 타 기업 등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e스포츠의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Q. e스포츠를 아시안 게임 종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e스포츠 역시 기존 스포츠 종목들과 동일하게 개인 또는 팀의 전략과 반응 속도, 신체적 움직임을 통해 겨루는 종목이다. 그러나 다른 종목에 비해 역사가 짧아 체계가 부족한 편이다. 공식 기관이 아닌 일반 사기업의 게임을 바탕으로 경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부정적인 여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체계가 더욱 갖춰지면 사람들의 인식과 여론 또한 바뀔 것이다.

Q. 한국 게임 산업 및 e스포츠 산업의 발전이 청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과거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게임 관련 직업을 선호하는 경우가 적었다. 최근에는 초, 중학생 희망 직업에 유튜버나 프로게이머가 자주 등장하며 인식이 많이 변화했다. 또한, 과거에는 e스포츠 관련 직업이 프로게이머나 해설자 등에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게임 유튜버, e스포츠 강사 등 e스포츠관련 직군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Q. e스포츠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e스포츠는 매우 다채롭고 매력적인 분야다. 개인의 역량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e스포츠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이에 관한 인식이 더욱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e스포츠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 진로로 희망하는 사람 모두 더욱 건전한 e스포츠 문화를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를 기대한다.

중앙대 e스포츠 동아리 '프라메',
대학 e스포츠 문화를 기록하다

 

Q.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프라메는 중앙대 e스포츠 동아리다. e스포츠 관련 대회를 기획하고, 이러한 기획 경험을 콘텐츠로 제작한다. 게임이 단순한 놀이에 불과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e스포츠의 생소함을 타파하고, 건전한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월간 프라메』에 관한 설명 부탁한다.

A. 『월간 프라메』는 프라메의 내부 활동과 다양한 게임 칼럼을 담아 매달 발간하는 온라인 잡지다. 게임 칼럼은 매달 4명 정도의 에디터가 작성하며, 주로 e스포츠 동아리에서만 다룰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한다. 칼럼 컨셉을 다양화해 게임 캐릭터 공략과 같은 독특한 주제도 다뤄볼 계획이다.

Q. e스포츠 산업의 가파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구축과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A.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이들 누구나 손목ᄋ어깨ᄋ허리통증과 안구건조증 등을 겪는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연습하는 프로게이머들의 부상은 당연하다. 이는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선수들이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자신의 부상을 스스로 판단하게끔 돕는 자가 진단 교육이 필요하다.

Q.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음에도 스포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여론이 존재한다.

A. 국내 e스포츠 문화는 전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러나 여전히 e스포츠라는 단어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게임 문화를 단순한 놀이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는 단순한 놀이에서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취미활동에 지나지 않던 스포츠 종목들은 리그가 만들어지면서 지금의 스포츠로 인정받게 됐다. e스포츠 역시 점차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대학 e스포츠 리그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A. 대학 e스포츠 리그는 전국 대규모 단위의 대회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앞으로는 대학 및 지역 단위에서 접근성이 좋은 소규모 대회를 열어 학생들이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소규모 게임 대회 지원과 e스포츠와 관련 일자리 창출을 통해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e스포츠 동아리는 대학 사회 내 올바른 게임 문화의 확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청년들의 노력은 우리 사회에 굳게 자리 잡았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대의 경계를 넘어 더 많은 이들이 게임과 e스포츠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서지안 기자
forjinuss@yonsei.ac.kr

<사진 본인제공>

 

* 트래쉬 토크: 스포츠 경기 내 심리전의 일부로, 경쟁 상대의 심리를 교묘하게 흔들어 놓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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