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부 한승아 기자(언홍영/사회·20)
사진영상부 한승아 기자(언홍영/사회·20)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고교시절 교지편집부장으로 교지 발간 기념 인사 글에서 전한 말이다. 실제로 교지 발간에 매사 진심이었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내지 못하는 내가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교지 제작을 계속했던 것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도, 그리고 대학생이 된 지금도 학교 신문을 제작하는 자신이 신기하기만 하다. 교지편집부에 몸담았던 시절 사진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한 바 있는데, 현재는 연세춘추 사진영상부 정기자로 생활하고 있다. 연세춘추 기자소개란에 기재한 기자의 한 마디 “전심으로”는 신문 발간에 참여했던 이런 내 나름대로 시절을 담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일 년 반 동안 연세춘추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생활했는지 돌아보기 전, 이곳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느꼈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영상부 기자가 된 순간 글 기사 작성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연세춘추 사진영상부는 내게 더 큰 세상을 보여줬다. 보다 넓은 사회에서 기자 생활을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짧은 활동 기간이었음에도 국내 각지를 취재할 수 있었으며, 사회적으로 명성 있는 분을 카메라에 담아보기도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은 우리대학교 출신 작가님 인터뷰를 담은 영상기획 시리즈 ‘연작소설’의 제작이다. 부기자로서 처음으로 영상을 만든다는 설렘을 경험했던 순간이기도 하다. 청년과 우리 사회를 주제로 했던 영상기획 콘텐츠였던 만큼 독자뿐 아니라 영상제작자인 나에게도 의미가 컸다. 우리대학교 공식언론사 기자로서 좋은 작가님들과 진행했던 인터뷰는 ‘이때 아니면 해보지 못할 경험’이었고, 연세춘추 기자로서 존재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였다. 또한 여러 작가님을 인터뷰하고 공통적으로 깨달은 것이 있다. 작가님들 모두 스스로에 관해 깊게 고민하며 매 순간 진심으로 창작활동에 임하셨음을 느꼈다. 인터뷰 답변을 통해서도, 작가님의 작품이나 그간의 활동에서도 알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같은 일을 하고 계심에도 한 가지 활동에 전심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님들을 통해 깨달았다.

‘연작소설’의 첫 출연자이신 장강명 작가님은 우리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후 건설회사를 다니다 신문사 기자로 11년 동안 일하셨다. 소설가로 활동하기 전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바 있다. 인터뷰 준비 과정에서 작가님을 조사할 때 장 작가님께서 여러 차례 직업을 바꾼 계기보다는 그 과정에 관심이 갔다. 작가님께서는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셨을 것이다. 소설가가 아닐 때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셨던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일을 하시든 매 순간에 전심을 다했을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는 동시에 모든 일에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나 또한 연세춘추에 더욱 전심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순간이다. 전심으로. 어려운 한 마디다. 매 순간 연세춘추 활동에 진심이었는지,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연세춘추 기자로서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는 게 사진영상부 기자로서 내 진심이었다.

카메라의 렌즈 밖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의미 있는 만큼 렌즈를 통해 사회를 담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내가 누르는 셔터로, 나의 타자와 마우스 클릭으로 누군가가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다는 고민이 있다. 기사의 의도와 다르게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아닌지, 인터뷰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영상에 제대로 담아내고 있는지 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여러 고뇌에 빠질 때도 있었다. 연세춘추 활동에 매사 진심이었으며, 전심으로 기자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의 결과물들이 누군가에겐 상처로 남아 있지 않기를 바란다.

일 년의 사진영상부 활동은 짧다. 연세춘추를 떠난 이후로도 금요일 저녁 제작이 그리울 것 같다. 신문 제작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지만, 모순적이게도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 동료 기자들과 신문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결과물을 내기 위해 함께 모여 일했던 날들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연세춘추의 기자로서 스스로가 정한 기자의 한마디 “전심으로”라는 말을 잊지 않은 채 생활했기에 더욱 그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좋아하는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기자 생활을 마치고 나면 정든 연세춘추를 떠난다. 또 한 번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이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남들과 다른 나의 전심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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