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리스트 김민경을 만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색을 마주한다. 제품, 디자인, 인테리어 등 색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영역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색을 연구하고 색에 대한 트렌드를 선도하는 컬러리스트의 활동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색을 만들고 디자인하는 ‘컬러리스트’ 김민경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대한민국 1호 컬러리스트 김민경이다. 색을 만들어내고 디자인하고 있다. 30년간 색채 디자인을 연구해왔으며, 색채 디자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컬러 콘텐츠를 개발하고, 컬러 심리 테스트와 퍼스널 컬러 진단 시스템을 구현하기도 했다.

 

Q. 컬러리스트는 어떤 일을 하는가.

A. 컬러리스트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을 조사하고 분석해 상품 이미지와 부합하는 색을 개발한다. 매년 유행에 따른 트렌드 컬러를 제시하기도 한다. 컬러마케팅을 통해 해당 제품만의 감성적인 컬러를 제안함으로써 구매자의 심리적 만족도와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Q.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이 생소하다. 해당 직업이 자리 잡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A.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을 최초로 소개할 당시에는 직업군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화장품, 가전제품 등 컬러 컨설팅을 거친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으며 점차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았다. 예컨대 지난 2010년 국내에서 최초로 가전제품에 레드와인 컬러를 도입해 레드마케팅*을 성공시켰다. 지난 2014년에는 단독으로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의 공간 디자인을 진행해 최고의 평점을 받기도 했다.

 

Q. 컬러리스트로서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 

A. 컬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을 만들었다. 색채 관련 사업 실무자들과 컬러리스트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시스템이다. 컬러리스트 교육시스템으로는 컬러리스트 디렉터 전문가 과정이 있다. 이는 실증 연구 방법을 통해 색을 분석하고 실용화하는 과정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유로 국가와 교육 파트너로 제휴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K-Color 표준색 가이드북을 제작하기도 했다. 『KMK PERSONAL COLOR GUIDE 168 (Standard Color Guide)』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Color의 국내 표준색 컬러 가이드북이다. 뷰티, 패션, 인테리어를 넘어 퍼스널 컬러, 컬러 컨설팅, 컬러 테라피와 같이 색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 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작한 책이다. 

 

 

Q. 최근 IADA Award 'Post-Mask 2021국제초대전'에서 다양한 색을 활용한 출품작 「Mask Freedom」으로 '최고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 「Mask Freedom」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필수가 된 마스크가 우주 속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다양한 도형과 색채, 단어로 표현한 작품이다. ‘Mask Freedom’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로드맵을 만들었다. 활기찬 일상과 행복한 세상이 다가오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각 도형의 색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초록색은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 늘 변화하는 우리의 환경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마스크를 표현하는 노란색은 과거의 회상이자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분홍색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는 미세균을, 보라색은 각종 변이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파란색과 흰색은 각각 공기와 백신을 의미한다.

 

Q. 최근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을 찾는 퍼스널 컬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퍼스널 컬러 열풍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A. 현대 사회에서 퍼스널 컬러는 ‘경쟁력’으로 표현된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를 대표하는 퍼스널 컬러 아이덴티티는 개인 이미지가 곧 브랜드임을 보여준다.

 

Q. 퍼스널 컬러 진단에 일관성이 없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퍼스널 컬러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A. 퍼스널 컬러 진단의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퍼스널 컬러는 단순히 어울리는 색이 아닌 자신의 아이템을 만들어 주는 색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퍼스널 컬러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인들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퍼스널 컬러 진단을 쉽게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외형적인 요인에 어울리는 컬러를 비롯해 개인에 내재한 에너지에 맞는 컬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퍼스널 컬러가 개인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Q. ‘색’이라는 문화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색채는 인간의 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색을 통해 업무 공간이나 주거 공간에서 다양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색은 우리의 정신적 측면과 감정에 작용해 안정된 기분을 주기도 한다. 특히 홈리빙컬러는 공간 디자인에서 스트레스 해소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색을 활용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자신만의 공간을 표현한다. 

 

Q. 컬러리스트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적 공동 언어인 색채에 대한 정확한 교육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컬러 활동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컬러리스트는 색을 통해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기도, 자신의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앞으로 컬러리스트가 만들어나갈 무궁무진한 색의 세계와 색이 뿜는 에너지의 활용을 기대한다.

 

 

글 홍지혜 기자
gh4784@yonsei.ac.kr

<사진 본인제공>

 

* 레드마케팅: 시선을 확 끌고 점포의 회전율을 높이는 빨간색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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