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환경보호 트렌드를 파헤치다

'지속 가능한 사회'21세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키워드다. 쉴 새 없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오염을 가속화했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사태는 쓰레기의 무분별한 배출을 불러왔다. 이에 MZ세대는 환경보호 움직임을 이어가며 이들만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MZ세대의 조금 특별한 환경보호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코로나19마저 겹치며 지구의 변화는 더욱 빨라졌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친환경 소비는 MZ세대의 트렌드가 됐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21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의 68.8%는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10명 중 7명은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 답했다. 이처럼 MZ세대는 환경오염에 대한 고취된 의식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MZ세대의 환경보호 움직임은 친환경 소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의 움직임은 보다 다양한 양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비건 음식, 비건 화장품 등이 각광받는 비거니즘 열풍이 대표적인 예다. 건강을 이유로 비거니즘을 택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MZ세대는 환경보호를 포함한 윤리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비거니즘을 실천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비건 레시피와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하며 그들만의 비거니즘 실천 방식을 확산하기도 한다. 대학생 김아영(24)씨는 동물과 환경보호를 위해 비거니즘을 시작했다블로그를 통해 지인들과 비건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MZ세대는 취미와 관심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보호 움직임을 만들고, 이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달리기와 함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인 플로깅이 그 예다. MZ세대는 SNS를 통해 플로깅 인증 사진을 공유하며 서로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또한 요가 크리에이터 플랫폼 파운디는 요가와 플로깅을 접목해 건강한 나와 지구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MZ세대가 주요 팬층인 케이팝 산업에서도 팬들의 자발적인 환경보호 실천이 나타난다. 이들은 케이팝 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이에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모여 기후 행동을 실천하는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을 만들었다. 이들은 기획사에 친환경 앨범 제작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아이돌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했다. 또한 아이돌의 이름으로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등 팬심을 활용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취미, 관심사에 기반해 새로운 환경보호 움직임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MZ세대의 환경보호, 왜 특별한가

 

MZ세대의 환경보호가 새로운 양상들로 뻗어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진실성에 대한 강한 욕구를 지녔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에 따라 한경보호에 대해 고취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기업의 변화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진실성에 대한 강한 욕구는 MZ세대가 보여주기식 환경보호를 경계하고, 진실된 친환경 마케팅을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기업의 무기가 되는가에 따르면 MZ세대는 진실성이 소비의 중요한 요인이며, 기업의 운영 방식 및 사회 참여 활동이 보다 진실 되기를 바란다. 이에 따라 환경을 위한 행위가 오히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리바운드 효과에 주목하고, 리바운드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전시용 구매를 경계한다. 실제로 한 화장품 업체가 종이 용기를 사용한다고 홍보하자, 20대 소비자들이 종이 포장 내부는 플라스틱 용기라는 점을 지적해 업체가 사과하게 된 사건도 있다. 이처럼 MZ세대는 기업의 보여주기식 환경보호를 구분하며 일상 속 실천들을 이어가고 있다.

기후 위기를 온몸으로 겪는 세대라는 점도 MZ세대가 환경보호에 나서는 대표적인 이유다. 지난 2018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승인한 지구온난화 1.5°C 특별보고서205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을 제안하고 있다. 이처럼 2050년은 탄소중립 목표 시점이자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시점이다. MZ세대에게는 이러한 2050년이 은퇴 후의 먼 미래가 아니다. 여전히 사회구성원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시기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다음 세대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일상 속에서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더욱 세심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기후행동 희재 활동가는 “MZ세대에게는 2050년이 자신의 삶에 초점을 맞출 나이이기에 기후위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전했다.

MZ세대의 환경보호에 발맞춰 기업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010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스테이션을 오픈했다. 리필스테이션은 샴푸와 바디워시 등의 내용물을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리필용 용기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국 코카콜라는 지난 2020년 쓰레기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모아 굿즈로 재탄생시키는 원더플 캠페인을 시작했다. 투썸플레이스는 비건 제품 라인업을 도입하고, 플로깅 캠페인을 진행하는 두썸굿활동을 기획했다. MZ세대의 친환경 소비가 기업의 변화를 불러오고, 이것이 다시 새로운 움직임을 확산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MZ세대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가며 이들만의 방식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에게 환경보호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MZ세대의 환경보호가 2050년 이후의 지속 가능한 삶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글 김지원 기자
l3etcha@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