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상(시 분야)·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수상소감]


이민지(철학 · 17)

난 원래 소설 쓰는 애라 시는 잘 안 쓰기 때문에 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 근데 사실 이건 내가 쓴 몇 안 되는 시들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라, 누군가가 좋게 봐주니까 일단 좋긴 한 것 같다. 시를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소설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자기 소설에 대해 너무 많이 말하면 십중팔구 '아니 할말이 있으면 소설로 해야지'라는 말을 듣게 되니 그런 걸 대놓고 말할 수는 없다. 그래도 솔직히 할 말은 해야겠다. 나는 내 소설이 엄청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만약에 읽어봤는데 재밌으면 내 블로그에 와서 감상도 남겨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지사 글이 웹상에 공개될 기회를 얻었는데, 약간이라도 기대를 갖는 게 그렇게까지 잘못인가? 혹시 아주 나중에라도 누군가가 이걸 보고 감상을 남겨주면 그게 단 한명일지라도 나는 정말 행복할 텐데). 블로그 주소는 https://blog.naver.com/mqq5177 입니다. 글이 전부 이웃 공개라 일단은 비어있는 블로그처럼 보일 것이지만 안부글에 감상을 써주시면 됩니다. 저의 글에 관심있는 사람이나 그게 아니더라도 취향이 맞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요. 저는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고 러시아문학일반을 대충 다 좋아합니다(톨스토이는 그다지 안좋아합니다)... 같이 소설 얘기를 해요... 

(이걸 왜 여기다 쓰냐면 어차피 연세문화상 수상소감 같은 걸 굳이 찾아보고 있는 사람이면 높은 확률로 글쓰는 사람일 거 같아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가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제가 그렇게 막 재밌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실 별로 재미없지만... 그리고 이런 적극적인 '친구 모집'이 무색하게 낯을 엄청 가리지만... 그래도 친해지면 좋겠어요. 물론 아무도 그러고싶지 않다면 뭐 어쩔 수 없고)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인 블로그 이웃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특히 감자에게. 님이 없었다면 이 소설은 없었을 것이니까). 그리고 저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사실 재미없게 읽어주셨더라도 아무튼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그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남자친구와 전 여자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소감을 너무 길게 써서 죄송합니다... 사실 이걸 쓸려고 근 5년간 다른 사람들이 쓴 소감문들을 복붙해서 글자수를 확인해봤는데 이렇게 길게 쓰는 분은 별로 안 계시더라고요. 근데 제가 좀 말이 많아서 (아마 글을 쓰는 것도 말이 많기 때문인 듯) 아 이게 말이 많다기보단 약간 지하로부터의 수기 1부 10장 끝부분 같은 건데
'Он хоть и способен молча в подполье сорок лет просидеть, но уж коль выйдет на свет да прорвется, так уж говорит, говорит, говорит...'
(물론 저는 40살 되려면 아직 시간이 있지만..)
오타쿠들만 아는 말 해서 죄송합니다....사실 ‘죄송합니다’ 같은 말을 덧붙이지 말아야 소감이 안 길어질 텐데... 하지만 이미 썼으니 지우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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