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취지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유정민(국문·20)
유정민(국문·20)

 

세계인에게 희망을 주는
 글로벌 과학영재 육성

 

이 문구는 경기도에 위치한 영재 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아래 경기과학고)의 교육 목표다. 해당 문구를 통해 영재 학교는 과학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과학 계열 인재 양성 목적을 가진 7개의 영재 학교와 17개의 과학고등학교(아래 과학고)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과학 인재 양성 및 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취지가 실현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취업의 어려움에 따른 전문직의 선호가 급증하면서, 영재·과학고 소속 학생 중 다수가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 

정부는 지난 2016년 본래 교육 목표를 지키기 위해 의학 계열로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회수할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많은 학생이 장학금 반환을 감수하고, 의학 계열에 지원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경기도교육청 교육기획위원회서 발표한 경기과학고 졸업생의 의학 계열 대학진학률에 따르면, 2018학년도 6.7%, 2019학년도 8.7%, 2020학년도 10.3%로 진학률은 매년 늘고 있다.

이에 경기과학고는 올 2월 졸업한 학생 126명 중 의학 계열 대학에 입학원서를 낸 것으로 확인된 23명의 장학금을 모두 회수했다.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부터 장학금 회수, 대입 추천서 제외 등 더욱 강력한 불이익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올라가는 의학계열 진학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조치의 효과는 미미하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5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영재·과학고학생의 의·약학계열 대학 진학을 방지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학생들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이 방안을 통해 우리는 영재·과학고 본래 취지 흐림을 타개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바이다.

영재·과학고 학생의 의대 진학은 공공의 기대 이익에 결과적으로 큰 손해를 끼친다. 영재·과학고는 일반고 학생들과 비교해 2~4배의 정부 지원과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이러한 혜택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학생들을 향한 국가의 기대에서 전제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기대는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이다. 의사라는 직업 또한 생명을 구하는 직업으로 사회에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이는 국가가 영재·과학고 학생들에게 기대한 바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과학 분야에 인재 분배에 실패한다. 이는 다시 한번 특정 직업의 편향성을 재탄생시킨다. 이에 따라 영재·과학고의 의·약학계열 지원 고착화가 진행될수록 이를 바로잡을 기회와 시행 효과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한편 영재·과학고 학생들의 의대 진학은 영재·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중 진정으로 과학자의 길을 꿈꾸었지만. 해당 학교를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기도하다. 그러나 의대 진학을 의도한 학생들이 영재·과학고에 지원함으로써, 과학 분야로의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양질의 과학 수업을 들을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자기기, 반도체뿐만 아니라 누리호 발사와 같은 항공 기술의 발달까지 대한민국의 과학은 점점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 발전은 이제 추진력을 얻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해당 법안을 통해 인재들이 과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과학 발전 추진을 연료를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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