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가 유행한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초기에는 시외를 오가는 기차나 버스에 손님이 없어서 운행편이 줄 정도로 국민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다. 자영업자를 비롯하여 경제적 피해를 입은 이들도 많아지면서 끝이 어딘지로 모르는 상태로 거리두기를 계속하는 방역체제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를 고려하여 정부는 11월부터 방역체제를 바꾸어 코로나19와 공존하면서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해 가는 정책을 수립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10일만인 지난 10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코로나19 중환자와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아직 의료대응 여력이 남아 있지만 연말 모임이 더 활발해지고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지면 지난해 말과 같은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6일부터 19일까지 코로나19 환자는 매일 3천 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해서 증가추세에 있으며, 방역당국이 현 의료대응 체계로 감당 가능하다고 밝힌 위중증 환자수 500명을 넘어섰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11월 20일 0시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서울 80.2%, 경기 78.3%, 인천 76.0%를 기록함으로써 수도권 전체에 78.3%에 이르렀다. 중환자가 조금만 더 늘어나면 수도권 밖으로 이송을 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환자 수보다는 위중증환자에 집중하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방역당국의 예상보다 위중증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계절적 요인과 거리두기 완화에 의해 절대적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마스크를 쓰는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질환이 감소하는 등 좋은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전국민의 관심사가 된다고 해서 코로나19 위중증환자가 다른 위중증 환자보다 우선하는 것은 아니다. 위중증환자는 누구나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아서 일상으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0년 봄,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한 직후 중국과 유럽 몇 나라에서 목숨을 잃은 위중증환자가 많았던 것은 의료체계의 붕괴에 의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임을 기억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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