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단비 보도부장 (역사문화·20)
백단비 보도부장 (역사문화·20)

 

코로나 학번이다. 지난 2020학년도 1학기 우리대학교에 입학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 학번으로서 마주한 대학은 어려웠다. 과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간고사는 얼마나 준비 해야 하는지, 동아리에 들어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있는_자리에서_최선을_다했지만

 

포기하진 않았다. 나름대로 상황을 타개해보려 애썼다. 우리신문사 보도부에서 활동하며 학생사회에 관심을 쏟은 것은 하나의 방편이었다. ‘//코너를 빌려 다양한 우리대학교 사람을 인터뷰했다. 대학본부 관계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학교에 방문하기도 하고, 대학촌이라 불리는 매지리에 방문해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취재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 우리대학교를, 대학사회를 알아갔다.

대외활동도 내게 가르침을 줬다. 보건복지부 금연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여러 사람을 만났다. 취업시장에서 대외활동은 필수라길래, 대학생이라면 해야만 한다길래 뛰어들었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라면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스로 대학생활을 깨치려 했지만, 여전히 대학생은 어렵다. 학생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학과나 단과대 학생회비에 대해 잘 모른다. 내가 수강하는 수업이 열리는 청송관의 위치는 어디인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부기자 시절 동아리 회계에 관해 쓴 기사가 생각난다. 회계장부에는 개강총회와 개강파티가 적혀있었다. 개강총회는 새학기를 맞아 한 학기 일정과 운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는 자리다. 개강총회가 끝나면 학과 혹은 동아리 구성원들과 함께 회식을 하는 개강파티를 한다. 회계장부 내 개강총회와 개강파티를 기사 내에서 왜 나눠서 썼냐는 부장의 질문에 온전히 별개의 것이라 생각해 따로 썼다고 답했다.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개강총회와 개강파티가 연달아 진행되는 것인지 몰랐다.

 

#너와_나의_연결고리

 

다행히 오는 2022학년도 1학기부터는 전면적인 대면 수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면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매지리에서 배달된 연불도 먹을 수 있고, 줌을 통해서 만나던 동기와 교수님도 만날 수 있다. 학생사회에도 활기가 넘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학생사회의 연결고리다. 오는 2022학년도가 된다면 비대면 방식 수업에 익숙한 20학번, 21학번은 학생자치단체의 대표자가 될 것이다. 누군가는 학생회를 할 수도 있고, 우리신문사와 같은 언론사에서 활동하며 간접으로나마 학생사회의 소식을 알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모르는 게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일을 해야한다. OT와 새내기 배움터 등의 대면 활동의 경우,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코로나학번의 대표자들이 이를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20학번, 21학번의 경험이 부재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미지수다. 시간을 되돌려 코로나19가 없는 시기로 돌아간다면 모를까. ‘코로나 학번은 계속 부딪히고 깨져가며 학생사회를 마주해야 한다. 20학번 이전 선배 학번은 활발하게 학생자치 활동을 하거나 인수인계를 잘해야 한다. 당신의 경험은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자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다.

 

오 그대여 부서지지 마 바람 새는 창틀에 넌 추워지지 마
이리 와 나를 꼭 안자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밴드 새소년난춘의 후렴구다. 내 기자 소개에 적혀있는 한마디이기도 하다. 20학번과 21학번에게 대면수업과 대면 활동은 추위처럼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겪을 오늘과 내일이, 앞으로의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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