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금지 법제화'에 반대한다

이지윤(디지털헬스케어학부·21)
이지윤(디지털헬스케어학부·21)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생겨났다. 특히 개고기에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름철 보양식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후 1980년대 프랑스 여배우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브릿지 바르도가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집중적으로 비판하면서 개 식용 문제는 화두가 됐다. 이후에도 개를 반려동물로 보고 식용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과 개 식용이 문화적 특징이자 관행이라고 보는 시각이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정부가 개 식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개 식용금지 법제화에 반대한다. 개 식용을 안 좋은 시선으로 볼 순 있어도 법적으로 금지한다는 것은 개인의 식문화를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려견 애호가들은 개를 포함한 반려동물 문화가 대중화된 만큼 개 식용은 당연히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 ‘반려동물이란 반려 목적으로 키우는 동물을 말하는데, 여기엔 기니피그, 햄스터, 돼지, 토끼도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돼지는 아직도 식용으로 다뤄지고 있고, 기니피그, 햄스터, 토끼는 인간 대신 각종 의약품과 화장품 안전성 검사의 실험체로 쓰인다. ‘개 식용 금지라는 말은 개 먼저 섭취를 제한하고 점차 다른 가축으로 섭취 제한을 넓히자는 의미다. 따라서 정말 동물보호를 위해 개고기를 금지한다면 인류가 가장 많이 섭취하고 있는 육류를 우선 줄이자는 요구를 하는 것이 맞다. 소비량이 많은 육류인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줄이자는 요구가 먼저라는 것이다. AI가 발생하면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예방 목적으로 살처분하는 닭, , 돼지 등은 외면하는가.

다른 식용동물의 섭취 금지라는 확장성 없이 개만 섭취를 제한하게 되면 오히려 다른 식용동물들의 부담은 증가하고 애완용 개들이 증가할수록 개 사료를 생산하기 위한 다른 식용동물의 희생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동물보호주의는 모든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 가치관이고 개고기 반대는 동물의 우열을 정하는 가치관이다. 이에 따라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되든 둘이 동일한 가치관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주장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외지인이 보기엔 혐오스러운 음식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 전통 음식을 배척하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나는 개고기를 먹는 것이 신체 및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도 않는 것인데 단지 정서적이고 반려동물로 개를 많이 선택한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먹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 법적으로 제재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논리적인 이유도 없이 단지 정서적인 국민의 여론에 휩쓸려 법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자유권을 박탈하는 행위일 것이다. 다만, 유기견을 개고기로 활용하거나 비위생적 유통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내가 반려동물로 강아지를 키우고 있음에도 개고기 금지를 법제화에 반대하는 이유는 사람의 식문화에 대한 선택권과 자유권을 더 존중하기 때문이다. 법은 논리적이고 합당한 이유로 제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나는 개 고기 식용금지 법제화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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