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금지 법제화'에 찬성한다

이현(디지털헬스케어학부·21)
이현(디지털헬스케어학부·21)

 

개고기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의 황희찬 선수를 두고 같은 리그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팬들이 일명 개고기 송을 불렀다. 이에 박지성 선수가 이젠 그만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다시 한번 이슈가 됐다. ‘개고기 송은 사실 박지성 선수의 찬양가였다. 박지성 선수는 당시 자신의 응원가가 있다는 생각에 그 내용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은퇴하고 그 내용을 보니 인종차별적 가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고 하며 이제는 개고기 송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나라는 개고기를 보신탕이라는 음식으로 만들어 먹으며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서양 사람들은 동양인들을 인종 차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되는 등 개고기를 먹는 것을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한다는 좋은 예시다.

개 식용 금지 법제화에 대해 나는 찬성한다. 세 가지의 이유다. 첫 번째, 개는 오랜 시간 사람과의 교감을 이뤘고, 결국 반려동물이라는 지위를 얻었다. 현대 사회가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부각되며 더욱 각박해짐에 따라 우울증을 앓거나 공황장애 등의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 많은 현대인이 유일하게 완전히 자기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반려동물과 교감하고 의지하며 정신 질환을 극복하거나 외로움을 이겨낸다.

물론 개 식용 금지 법제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같은 동물인데 소나 돼지는 먹고 개는 왜 먹을 수 없냐고 말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이라는 지위를 소나 돼지가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개는 인간과 교감을 나누는 것은 물론 훈련을 통해 주인을 충실히 따르는 충성심까지도 보인다. 이런 개의 성격 때문에 반려동물이라는 지위를 가질 수 있었고,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주인은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슬퍼하고 추모하기도 한다. 소나 돼지를 통해 인간이 개 이상으로 교감을 나누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두 번째, 개를 먹기까지의 과정 때문이다. 개는 고기를 위해서 식용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대부분 불법적으로 개장수들이 훔쳐 온 개거나 배란 촉진제를 맞아가며 애완견으로 팔 강아지를 낳았지만, 더이상 강아지를 낳지 못하는 어미개들이 도축돼 보신탕으로 우리 밥상에 올라간다. 또한 개는 밀집 사육이 힘든 특성 때문에 개 농장은 비위생적인 환경을 가진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개를 기르기 위해서 끊임없이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다. 하지만 개를 먹기까지 존재하는 비위생적이고 슬픈 현실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혹자는 그렇다면 개를 키우는 개 농장을 합법적으로 위생적인 관리를 하면 되지 않냐고 말한다. 위생적으로 관리 되는 개 농장을 위해서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은 생각지 않는가. 이미 언급했지만 개는 밀집 사육이 힘들다. 밀집 사육이 힘든 동물을 굳이 밀집 사육을 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낭비할 이유는 없다. 사람들은 단지 과학적 근거도 없는 먹으면 영양에 좋대, 몸보신 한다와 같은 속설들을 이유로 보신탕 집을 찾는다. 굳이 슬픈 현실과 비위생적인 요소를 감수하면서까지 개고기를 먹을 필요성이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 본다.

셋째, 세계적인 시선과 문화 트렌드를 따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서양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로 동양인들을 야만적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인종 차별 발언으로 개고기가 언급된다. 물론 개를 먹는다는 것만으로 야만적이다 또는 인종 차별을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만으로 인종 차별을 하고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은 그들이 문화 상대주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세계적인 문화가 동물 학대로 만들어진 음식을 기피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 3대 요리라고 불리는 푸아그라 역시 거위를 고문하여 만드는 음식이라는 이유로 서서히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영양을 보충해 준다는 이유를 가지고 온갖 학대를 자행하며 만들어 낸 개고기는 앞으로 더욱 세계적인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개의 충성심과 인간의 감정을 읽고 교감하는 것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현대 사회에서 개 식용 금지 법제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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