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지 사진영상부장 (국문·20)
노민지 사진영상부장 (국문·20)

 

우리신문사 기자는 금전적 지원 없이 취재원을 구해야 한다. 이로 인해 취재원을 구할 때 거절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취재원을 중심으로 하는 코너의 경우, 코너를 이끌어 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번 학기 사진영상부에서도 동문 작가와 인터뷰를 하는 취재원 중심의 영상 코너를 기획했다. 해당 코너의 취재원을 구하는 도중 의뢰한 취재원 중 7할에게 거절을 받기도 했으며, 그중 반 이상이 경제적 대가를 요구했다. 방송과 강연에 자주 나오는 유명작가의 경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어쩌면 이러한 질문이 선행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질 좋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좋은 취재원을 구하는 것이 수순이기에 금전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자들은 당혹감을 느꼈다.

기자가 금전적 지원 없이 취재원을 설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동문 취재원의 경우 동문이라는 공통점을 강조하고, 지인을 통해 취재원을 구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해당 인터뷰와 기사 발행이 취재원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취재원이 이 조건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취재원의 이익에 맞게 기사를 작성 및 수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마침 지난 제작에서 취재원의 요구로 기사를 수정한 경험이 있다. 사진 기획 취재에 협조해준 취재원으로부터 소속된 센터의 명칭을 기사에 명시해줄 것을 요구받은 것이다. 우리신문사의 기사는 목적에 맞춰 여러 번 수정되기에 그 과정에서 필요 없는 내용은 삭제된다. 따라서 기관 이름이 누락 되는 등 취재원의 의도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비록 이번 사례는 기사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았기에 취재원의 요청에 따라 기사를 수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만약 취재원의 요구가 기사의 목적에 반하며, 지나치게 홍보성을 띤다면 기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기성 언론에서도 외부 영향력이 반영된 대가성 기사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김포시에 위치한 왕릉 앞, 무허가로 지어진 아파트에 관한 기사에서 사익 추구가 의도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이미 지어진 다세대 신축 아파트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왕릉의 전경을 가려 철거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 사안에 대해 대부분의 여론은 의도적으로 법의 빈틈을 악용한 건설사를 비난했다. 그러나 한 기성 언론사에서 "산 사람의 집보다 죽은 왕의 묘가 먼저?"라는 제목을 내걸고, 아파트 철거를 반대하는 논조의 기사를 작성했다.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제목을 보며 과연 이 기사가 진정으로 기자가 원하는 방향일까에 대한 의심이 들었다. 마침 해당 언론사의 왕릉 이슈에 관련한 대부분의 기사는 건설사 측의 이익을 강조했다.

점점 더 언론에서는 독자에게 영양가 없는, 단순 홍보성 기사가 늘고 있다. 이는 비교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을 갖춘 주요 언론사까지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기사에서 단순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보도 원칙을 지키기란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보도와 논평에 종사하는 연세춘추사의 모든 구성원은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 언론의 자유를 지킨다.'

 

이는 우리신문사 보도 준칙에서 기자의 책무와 관련해 문단 가장 첫머리에 나오는 문구다. 외부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기자로서 잊지 말아야 할 자세에 대해 다시 환기할 수 있다. 이처럼 외부 영향력이 기사의 방향을 흔들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그럼에도 기자들은 자신만의 철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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