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국문·20) 

 

우리나라는 교육에 민감하기에, ‘입시에도 역시 민감하다. 혹은 입시에 민감하기에, 교육에도 역시 민감하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부터 어느 중학교에 보내야 할지를 고민하고,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할지를 고민한다.

이렇게 교육과 입시가 중요하다는 것은 곧 치러질 202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만 봐도 알 수 있다. 각 후보의 정치적 배경, 경제 정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대책 등의 주요한 입장만큼이나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바로 그들의 교육 정책이다.

내가 교육 정책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은 얼마나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어주는가?’. 선수들의 장점, 특징이 모두 다른 것은 인정하며 이후에 노력과 능력에 따라 나오는 차등적인 결과가 정의롭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교육에 있어서 국가에, 정부에 기대해야 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공정한 것은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의 소득 즉, 부가 학생의 성적을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논술 전형을 폐지해야 한다. 나는 서울 소재 C 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논술 전형으로 입학했다. 그리고 1년 후 우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역시 논술 전형으로 합격했다. ‘삼반수였던 우리대학교 논술 전형의 준비는 스스로 했지만,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 이전에 고등학생, 재수생 시절 동네학원에서 논술을 배웠기 때문이다. 나의 동네는 서울에서 유명한 교육 특구 중 하나인 목동이다.

이러한 교육 인프라가 영향을 주는 것은 논술뿐만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논술 전형은 그 특성상 첨삭이라고 불리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강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또한, 수능처럼 인터넷 강의가 활성화되어 있어서 전국 어디서나 양질의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수도권에 있는 학생이 비수도권에 있는 학생보다 유리한 전형이다.

지난 2017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아래 대교협)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대학의 합격 전형 별 신입생 중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은 논술 0.4%, 수능 1.7%, 학생부 교과 3.3%, 학생부 종합 4.3%이다. 또한, 대교협에서 전국 고등학교 진학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논술 전형에서 사교육의 영향이 크다는 응답이 93.8%, 다른 전형(수능 74.5%, 학생부 교과 47.4%, 학생부 종합 38.2%)보다 월등히 높았다. 숫자를 가지고 와서 내가 맞다!’라는 식의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이 수치들을 통해 학교와 교수진, 학생들이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나 역시 능력주의에 공감한다. 정확히 말하면, ‘능력과 노력으로 성공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사회이며, ‘내 성취가 인정받는 사회가 내가 그리는 사회다. 그러나 그 전제는 모두가 같은 운동장에 들어와 공정한 경쟁의 기반이 마련된 이후 이야기이다.

논술 전형이라는 운동장에 입장조차 못 하는, 입장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논술 전형은 누군가에게는 내신을 뒤집을 기회의 장이나, 누군가에게는 애초에 입장할 수 없는 운동장이다. 논술 전형에서의 나는 결승선을 통과하여 메달을 목에 건 선수이지만, 운동장에 들어올 엄두조차 내지 못한 경기장 밖의 선수들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논술 전형으로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입시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 담론에 대해 모두 생각 해봤으면 한다. 내가 달려온 트랙이 공정한 경쟁의 장이었는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경기였는지, 내가 넣은 골이 나의 골인지 혹은 나의 부모님의 골인지를 우리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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