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사용량 감축 및 에너지 효율화 필요해

 

기후위기는 어느덧 전 지구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그린뉴딜 정책 등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에 가장 핵심적인 분야는 바로 에너지다. 그렇다면 사회 문제를 함께 책임져야 할 대학으로서 우리대학교는 에너지 및 전력 소비에 있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우리대학교 에너지 소비량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다. 사용량 감축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과 학내 구성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대학교 에너지 소비량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다. 사용량 감축뿐만 아니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과 학내 구성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에너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
우리는 얼마나 쓰고 있나요?

 

팬데믹 이전 마지막 해인 지난 2019년 연세의료원을 포함한 우리대학교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약 5만 3천 티오이(TOE, 석유 1t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환산한 가상의 단위)다. 이 중 연세의료원은 약 3만 2천 티오이를 사용해 서대문구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그러나 병원에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항상 가동해야 하는 시설이 많으므로, 기타 건물들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를 고려해 우리대학교 에너지 소비량만 봐도 약 2만 881티오이로, 서대문구에서 두 번째로 많다. 서울에서도 14번째로 많은 양이다.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전기다. 지난 2019년 우리대학교 총 전력 소비량은 약 7천450만 kWh인데, 이를 티오이로 환산하면 약 1만 6천390티오이다. 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75%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발생 이후인 지난 2020년에도 전력 사용량은 크게 줄지 않았다. 2020년 우리대학교 총 전기 사용량은 6천770만 kWh로, 10% 정도 줄었을 뿐이다.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강의실과 기숙사 사용분만 줄고, 연구 시설의 소비량은 줄지 않았다. 전력 소비 감축이 에너지 소비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전기에너지 사용의 효율화, 보다 근본적으로는 감축의 필요성이 커진다.

연구 시설이 많은 대학 특성상 에너지 및 전력 소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은 일정 부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서대문구 에너지 소비 3위도 이화여대로 지난 2019년 약 1만 4천800티오이를 소비했기 때문이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연구하는 기관인 우리대학교 친환경건축연구센터에서는 2018년 실시간 전력 사용량 확인 사이트 ’YES MAP’을 구축했다. 우리대학교의 실시간, 일별, 월별 전기 사용량을 건물별로 보여준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실제 우리대학교 건물 중 가장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건물은 첨단과학기술연구관, 제4공학관, 과학원, 과학관 등 연구 시설이 밀집된 건물들이었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우리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요?

 

그러나 이런 이유로 기후위기를 둘러싼 책무를 피하기는 어렵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관계자 A씨는 연구 시설을 제외한 다양한 부분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사용에 사용자 부담원칙을 도입해 교수 연구실에서 일정량 이상을 사용하면 자기 부담을 하거나, 기숙사 에어컨이나 난방 시설을 정부 권고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이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방만한 건물 신축을 줄이고, 구성원들의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의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에너지 감축을 시도하는 타 대학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다. A씨는 “궁극적으로 에너지관리시스템인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를 구축해 에너지 사용을 합리적으로 기획 및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려대는 지난 2011년 BEMS 시스템을 도입해 연간 7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린캠퍼스 사업을 진행 중인 신한대와 인천대 등도 BEMS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친환경건축연구센터 센터장 이승복 교수(공과대·건축환경)는 단순히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보다 효율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주도한 송도의 그린홈플러스와 포스코그린빌딩 등은 친환경건물의 시험대로서 구축했으나, 이는 국책과제의 실증연구 결과로만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각 건물이 에너지를 어떻게 절감해야 하는지는 아직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연식, 구조, 자재, 용도 등 건물마다 상황이 모두 달라 충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교내의 노후 건물들은 에너지 효율에 상당히 취약한데, 재실자가 많지 않아 리모델링 예산을 할당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전담하는 부서나 조직이 없다는 점도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부차적인 과제로 미뤄진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리대학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반기문센터를 설립하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나 주목할 만한 수치상의 변화는 없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구체적 행동이나 실천이 미비해 이러한 관심이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바라봤다.

우리대학교는 에너지 절감으로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3월 16일 서대문구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건물 에너지 효율화 공사 ▲건물 에너지 효율 진단 ▲정보 플랫폼 구축 실용화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건물 에너지 소비량 절감을 위해 시설처에서는 중앙도서관의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있다. 이는 연간 32만 4천340kWh의 전기에너지와 3천900만 원의 금액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시설처 설비안전팀 김형섭 팀장은 “다른 건물들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진단은 기존에도 5년마다 주기적으로 실시됐다. 이번 협약 이후에는 이러한 정기 진단보다 세부적으로 진단할 예정이었으나, 서대문구청의 지원 금액 범위 내에서 중앙도서관과 학술정보원에 대한 진단만 이뤄졌다. 진단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에너지 절감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보 플랫폼 구축 실용화 사업에서는 YES MAP의 구체화 및 다른 대학교로의 활성과 보급화를 목표로 한다. 사이트는 완성 단계이나, 현재는 모든 건물을 개별로 집계하지 못하고 있어 개별건물의 정확한 데이터 계측과 정보전달이 필요한 상태다. 친환경건축연구센터 조수연 연구원은 “실시간 전력 소비량을 시각화해 교내 학생 및 교직원들에게 에너지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추후 모든 건물의 자료를 공개할 계획이지만 아직 학교 차원의 홍보 및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무엇보다도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감대가 형성될 때 에너지 절감 정책이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구성원 전체가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뜻을 모아야 친환경적인 캠퍼스 또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민정 기자
bodo_elsa@yonsei.ac.kr
김서현 기자
bodo_celeb@yonsei.ac.kr

사진 김다영 기자
dy3835@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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