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속 등교, 필수적인가

 

박규리(역사문화·20)
박규리(역사문화·20)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년 반 동안 지속된 비대면 수업과 작별하고 캠퍼스에 모일 수 있겠다는 말과 함께 동기들과 안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개강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등교하는 것이 과연 필수적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대답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거듭한 결과, ‘등교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백신 예약에 대한 열기는 가속화되었다. 일명 백케팅’. 백신 예약이 연예인들의 콘서트 티켓팅처럼 치열하다는 것에서 온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난 26일부터 만18~49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1차 접종을 시행할 것이라는 방역 당국의 발표도 있었다. 대학생인 나도 드디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백신 1차 접종은 9월인 개강 이후부터 진행되며 2차 접종은 11월이 되어서야 끝이 난다. 대학생의 백신 접종은 다른 연령대보다 후순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집단면역이 빠르게 형성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학령인구의 백신 접종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많은 사람이 대학에 모이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주장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의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실시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10명 중 9, 즉 전체 감염자의 90%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발병 초기 최대 300배 이상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배출하며 다른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무섭고 빠른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도 변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백신 접종을 마치고 항체 생성 기간이 지난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의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백신을 우회하여 침투하기 때문에 백신 최종 접종자를 새로운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시킨다.

코로나 확산세와 변이 바이러스 소식 속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위드 코로나시행과 관련된 이슈들이었다. 변이 바이러스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는 옅어지고, 세계 곳곳에서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가 화두로 등장했다. 영국과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것을 전략으로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종식을 위해 싸우는 대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 전환은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우리나라의 거리두기 4단계보다 높은 강도의 규제를 적용하고 그것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국민의 70%2차 접종을 완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국민의 50%만이 1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이다. 물속에 뛰어들기 전 준비운동이 필요하듯이, 위드 코로나 시행 전에도 선행되어야 할 준비과정이 있다. 바로 신속한 백신 접종이다. 적어도 80% 이상의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태가 되어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면 활동에 대한 규제를 지속해야 한다. 대학들도 당분간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섣부른 결정으로 지금껏 쌓아온 방역체계가 무너지는 것보다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든 이후에 대면 수업을 고려하고 단계적으로 제한을 줄여 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

2년 가까이 되는 시간을 강의실이 아닌 방 안에서 보내면서 느꼈던 건 편안함에는 고립과 단절이 따른다는 것이었다. 교수와 학생에게는 작은 모니터보다 넓은 강의실에서 교류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더 필요한 것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꾸준히 보도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돌파 감염 관련 소식과 코로나 확산세로 인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등으로 인해 고조된 불안감은 2학기 등교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대면 교류 시 얻을 수 있는 이점보다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임을 기억하도록 하자. 모두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STAY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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