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속 소리 없는 외침

 

홍수아(RC융합인문사회·21)
홍수아(RC융합인문사회·21)

 

현재 교육부의 2021학년도 2학기 등교 확대 조치, 서울시 교육청의 전면 등교·교육 회복 집중 지원으로 인해 사람들은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학생들의 학업 성적 향상 및 벌어진 학습 격차 축소를 위해 학교 수업 일수를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학교는 수백 명의 학생끼리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전면 등교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순식간에 높여버린다는 우려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교육부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의뢰해 지난 729일부터 81일까지 초··고교 교사 총 51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약 80%지난 1학기 학생 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학습 격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묻는 문항에는 등교 수업을 통한 오프라인 보충 지도’(37.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교사는 교육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이를 교육권이라 부른다. 코로나19는 학생과 교사에게 교육권의 침해라는 병을 옮겨왔다. 코로나19 이후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 일상화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 생산자로 변모해 버렸고, 학생들은 학습하기에 얼마나 좋은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시험받는다. 예컨대, 가정 배경에 따라 부모의 교육지원, 교육에 대한 열망 수준과 학습 행동이 달라지고, 이것이 학업성취도와 상위학교로의 진학 격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온라인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와 학생들은 자연스레 교육의 레이스에서 뒤로 밀려나 버리게 된다. 디지털 기기의 활용 능력이 교사의 자질이 되어버리고, 부족한 학습량을 사교육으로 메울 수 있느냐 없느냐가 학습의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 요인이 됐다. ‘여름방학 학습 손실연구들은 평균적으로 여름방학이 지나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고 밝힌다. ,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학생들의 인지 발달과 격차 완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로 인해 비어있는 것은 교실만이 아니다. 학생들 또한 하나둘 비어가고 있다. 큰 의미 없이 친구들과 떠들고 놀며 얻는 사회성, 목적 없이 빈둥거리며 얻는 창의성, 긴 흐름의 책을 보면서 익히는 문해력 같은 것들이 텅텅 빈 채로 10대를 지나 어른이 되어버린다. 이렇다저렇다 할 추억도, 지식도, 소속감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것들은 그 어떤 것을 주어도 복구할 수 없다.

이는 코로나 블루와도 이어진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작은 모니터가 학생들의 친구들이 되었고, 학교가 되었고, 선생님이 되어버렸다. 생활반경이 순식간에 줄어버린 것이다. 또한, 노래방, PC방 등 자신의 취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마저 억제되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절로 부모와 자식 간의 마찰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복구할 수 있는 수업방식을 고안해야 한다.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수업방식, 교수학습과정의 학습 경험도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고, 강의식 수업보다는 토론과 프로젝트 수행 등 다양한 사람과 부딪히고 문제 해결을 위주로 하는 수업일 때 학생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기 수월하다. 이러한 활동들은 코로나 시대 속 방치되기 쉬운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성취동기와 효능감 및 소속감 향상에 효과적일 것이다.

기존의 교육격차나 교육 평등에 관한 논의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와 조건을 제공하고, 그로 인해 취약 계층 아이들의 교육과 삶의 기회를 증진할 수 있다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는 교육이 사회 분배 정의 실현에 이바지한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기존 사회체제 내에서의 사회 이동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맞닥뜨린다. 이제는 코로나 상황 속 궁극적으로 교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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