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부 이지훈 기자(국문/사회·19)
보도부 이지훈 기자(국문/사회·19)

우리대학교는 미션스쿨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건학이념과 기독교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연세 이념은 우리대학교의 정체성 그 자체다. 이러한 정체성은 우리대학교가 독립운동, 민주화 운동의 중심이 되는 데에 그리고 국내 최고의 사립 고등교육기관으로 성장하는 데에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도부 기자로서 1년간 바라보며 우리대학교가 과연 하나님의 말씀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곳곳에서 우리대학교의 건학이념과 연세 이념에 위배되는 대학 본부와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을 접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장애인 고용 부담금 문제다. <관련기사 18656장애인 고용부담금 1위 불명예 부끄러운 연세정신’’> 우리대학교는 법에서 지정한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지 못해 국내 사립 대학 중 가장 많은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내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세브란스 병원이 부담하는 장애인 고용 부담금만 하더라도 고려대 법인 전체가 부담하는 장애인 고용 부담금보다 훨씬 많다. 물론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못해 부담금을 내는 것 자체는 법에 저촉되는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이게 곧 자유로이 부담금을 내고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는 장애인을 경제활동에 편입시켜 사회 통합을 이루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그 어떤 학교보다 이웃, 약자에 대한 아가페적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정신 아래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이념으로 세워진 우리대학교에서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문의 상아탑과 교육의 현장으로서 기능해야 하는 우리대학교는 간혹 일부 학생들을 교육기관의 시선에서 벗어나 바라볼 때가 있는 것 같다. 외국인 학생 유치를 하나의 재원 확보 수단으로 치부하는 듯한 모습이나 외국인 학생이 사용하는 기숙사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다른 기숙사보다 더 비싼 기숙사비를 요구하고, 외국인 학생들 위주로 이뤄진 GLC 단과대에 전임교원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그러한 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외국인 학생들을 그저 수년째 동결된 등록금으로 줄어든 수입을 보충해주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심은 무리한 것일까.

로마서 12장에는 서로 한 마음이 되고,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비천한 사람들과 함께 사귀고, 스스로 지혜가 있는 체하지 마십시오라는 구절이 나온다. 우리대학교가 현재 되새겨야 하는 구절이다. 단순히 법에 저촉되지 않거나 관행이 그러하다는 식의 접근보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에 둔 고등교육 기관으로서 우리대학교가 어떤 도의적인 책무를 지니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대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회복해 진리로서 우리 사회를 다시 한번 자유케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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