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폐지했어야만 했나

유민지 (글로벌행정·19)

‘코로나바이러스’, ‘긴급재난지원금’, ‘마스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표시 서비스(아래 실검)’에 오른 키워드다. 이용자는 실검을 통해 정보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 21세기 정보의 홍수 속에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 것은 실검 서비스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에 실검을 꼭 폐지했어야만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네이버는 지난 2월 25일 실검 서비스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 ‘네이버 다이어리’를 통해 “풍부한 정보 속에서 능동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소비하고 싶은 커다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폐지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 실검 폐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많은 이용자가 평소에 실검을 자주 확인했고 실검을 통해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0년 4월 8일, 우리대학교 IT정책전략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린 ‘급상승 검색어 사라진 첫 주, 무엇이 달라졌나요?’라는 웹 세미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세미나에서 우리대학교 이상우 교수(정보대학원·빅데이터)는 실검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는 설문조사기관 ‘엠브레인’을 통해 2019년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 동안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급상승 검색어에 대해 인지하는 이용자 1천1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평소 실검을 확인하는 정도에 있어 ‘평소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확인하는 편입니까?’라는 의견에 응답자들의 평균은 3.64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용자가 평소 실검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실검 운영에 대해서는 ‘매우 반대한다’를 5점 만점으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응답자들의 평균은 2.67점으로 집계됐다. 즉, 실검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실검 폐지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검 폐지 찬성론자들은 ▲가짜뉴스 유포 ▲인격권 침해 ▲정치적·상업적 이용을 근거로 실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확산에 대구 폐쇄라는 가짜뉴스가 실검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19년 8월,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가 네이버 실검에 오르내렸다.

그러나 세미나에서 서울대 경영학과 유병준 교수는 이 근거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이미 국민이 가짜뉴스, 조작에 대해 학습 단계에 들어왔고, 과거보다는 실검이 주는 임팩트가 줄었다”며 “앞으로도 실검에 대한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검이 자유로운 여론 형성의 공간이며, 자유로운 기업의 영업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이 교수도 “실검 폐지에 대해서는 소비자나 학계 모두 반대 입장이 높고 부작용도 존재하지만 재난 상황에 있어 실검은 정보적 가치가 높다”며 “없어서는 안 될 놀이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코로나19, 태풍,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실검은 국민들에게 알림의 역할을 했다. 이에 국민들은 실검이 있어서 도움이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실검 폐지에 대한 네이버의 주장은 사용자가 실검에 의존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고 해석된다. 실검 폐지에도 MZ세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심 있는 이슈를 능동적으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SNS 사용이 서툰 노년층에게는 쉽지 않다. 노년층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던 창구였던 실검이 사라지게 돼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생겨나기도 했다.

실검 폐지 찬성론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실검에는 가짜뉴스 유포, 인격권 침해, 정치적·상업적 이용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검은 지난 16년 동안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면서 코로나19, 태풍,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에 알림 역할을 했고,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연예계의 학교폭력 폭로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여론을 형성했다. 그렇기에 네이버가 실검을 폐지하는 것이 아닌, 실검의 신뢰성·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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